[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이 처참한 실력의 '세자르호' 대표팀 경기를 보고 미소를 잃었다.
김연경은 지난 4월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어드바이저로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김연경은 2006년부터 15년간 한국 배구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뤄내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도쿄올림픽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이제 어드바이저로 대표팀 후배들과 함께하며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연경은 27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VNL 불가리아와의 경기 시작 전부터 바빴다. 훈련 중인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응원하고 박수치며 격려했다. 그리고 긴장한 선수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경기 시작 후에는 이번 3주 차 대회 엔트리에서는 제외된 김미연 박은진과 함께 관중석으로 이동해 후배들을 응원했다. 1세트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2세트부터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하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3세트에서 듀스 접전 끝에 극적으로 승리하자 두 팔을 높이 들며 기뻐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4세트에 별다른 힘을 써보지도 못한 채 세트 스코어 1-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지난해 VNL 12연패에 이어 올해도 9연패 하며 VNL 24연패에 빠졌다. 특히 세자르 감독 부임 후 1승 24패라는 처참한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세자르 감독 한국은 16개 출전팀 중 유일하게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불가리아는 그나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팀이었는데 결국 홈에서 무릎을 꿇었다. 사실 이번 3주 차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첫 승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비록 코트에 함께 하지는 않지만, 김연경의 존재는 대표팀 승리에 힘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대표팀은 리시브가 흔들렸고 블로킹에서도 4-13으로 크게 뒤졌다. 2050명의 뜨거운 응원이 민망할 정도로 국제대회 경쟁력이 전혀 갖추지 못한 팀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승리는커녕 승점도 아직 따내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을 찾는다면 셧아웃 패배를 당하지 않고 한 세트라도 따냈다는 것이다.
경기 종료 후 코트로 내려온 김연경의 표정은 어두웠다. 후배들을 격려할 때도, 세자르 감독 뒤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들을 때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한유미 코치와는 오랜 시간 심각한 표정으로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문제점을 소통하기도 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은퇴 후 드러난 공백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기력이라면 앞으로 만날 상대들의 전력을 생각하면 올해도 VNL 12연패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연경 어드바이저가 세자르호 대표팀 경기력에 실망하고 있다. 사진 = 수원 유진형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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