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닝당 1개다.
KIA 타이거즈 ‘국대 왼손 셋업맨’ 최지민(21)의 4월 행보는 좀 독특하다. 12경기서 11이닝 동안 정확히 11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불펜투수, 특히 7~8회를 책임지는 메인 셋업맨에게 이닝당 1개의 사사구는 위험하다.
그런데 최지민은 4월 12경기서 단 1실점했다. 자책점은 제로다. 12경기 연속 비자책이자 4월 평균자책점 제로. 올 시즌 16경기서 1승1패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0.60이다. 올 시즌 유일한 실점은 3월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이었다. 승계주자 4실점이 있지만, 그래도 준수하다.
최지민은 2년차이던 2023시즌 58경기서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12를 찍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박영현(KT 위즈)과 함께 핵심 셋업맨을 맡으며 한국의 금메달에 크게 기여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참가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를 통해 투구밸런스를 잡고, 구속을 많이 끌어올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패스트볼 평균 145.8km였다. 141.1km였던 2022시즌보다 많이 올렸다. 올 시즌에는 146.3km.
150km까지 찍지만, 대부분 147~148km을 유지한다. 그래도 왼손 셋업맨이 이 정도의 스피드로 경기후반 1이닝을 소화하면 타자들에겐 큰 부담이다. 더구나 최지민은 우타자 몸쪽으로 팍팍 꽂을 수 있는 슬라이더가 있다. 좌타자에겐 언터쳐블이다.
올 시즌에는 포심의 비중을 조금 줄이면서 체인지업 비중을 조금 늘렸다. 좌투수가 체인지업을 좌타자에게 던지면 최고인데, 우타자 바깥쪽 승부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단, 피안타율이 무려 0.429다. 근래 많이 맞았다. 때문에 최근 2경기서는 봉인하기도 했다.
그런데 빠른 공을 던지는 만큼 늘어난 볼넷이 부담이다. WHIP가 작년 1.20서 올해 1.27로 약간 높아진 상황. 갑자기 제구가 안 돼 볼넷을 내주는 경우가 잦다. 그래도 이번달 자책점이 제로이니, 제 몫을 100% 한 것이다.
스탯티즈 기준 세부 지표는 매우 훌륭하다. 리드 수성률 100%이며, 후속투수에게 떠넘긴 주자는 아직 1명도 없다. 경기당 투구수, 이닝수도 작년보다 적다. WAR은 작년 0.37서 올해 0.82로 상승했다. 볼넷을 줘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지민은 전상현과 함께 7~8회를 책임지는 메인 셋업맨이다. 최근에는 장현식, 곽도규와 함께 사실상 7~8회 구분이 사라진 모습이다. 최지민이 6회에 등장한 뒤 장현식이나 곽도규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경기도 있었다. KIA 필승계투조는 최지민으로서도 부담이 덜 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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