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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겠다 vs 선수등록"…OK금융·최홍석은 왜 연봉조정을 신청했나

주간관리자 0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과 최홍석(34)이 연봉조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홍석측은 은퇴를 희망했지만 구단이 선수 등록을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구단은 은퇴 절차를 고려했지만 선수가 연봉조정을 희망했다면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30일 남녀부 14개 구단의 1차 선수 등록을 공시했다. 그리고 이날 OK금융그룹과 최홍석이 연봉조정심사에 돌입한다는 것도 함께 알려졌다.



OK금융그룹과 연봉조정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최홍석.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KOVO의 상벌규정 제17조(연봉조정심사)에 따르면 선수의 연봉을 합의하지 못한 구단 또는 선수는 등록기일 오후 6시까지 연봉조정 신청서를 접수해야 하며, 연봉조정 신청서를 접수한 뒤 15일 이내에 끝마쳐야 한다.

연봉조정을 신청 시에는 구단 또는 선수가 각각의 연봉산출 소명자료를 7일 이내에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상벌위원회는 구단이나 선수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심사해 구단 혹은 선수가 제시한 금액 중 하나로 연봉을 조정한다.

OK금융그룹측은 선수등록 마감일까지 최홍석과 연봉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해 부득이하게 연봉조정 절차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선수가 연봉조정을 신청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선수측의 설명은 다르다.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이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연봉 얘기가 나왔고, 연봉조정 신청 역시 구단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고 강조했다.

2021-22시즌 최홍석과 OK금융그룹 사이에서 벌어진 일만 돌이켜 보더라도 구단이 왜 선수 등록을 강행하려 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2019-20시즌부터 OK금융그룹에서 뛴 최홍석은 지난 시즌 코트에 나서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았다. 더욱이 시즌 초반에는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아 팀을 떠났다가 구단의 설득 끝에 3라운드 중반 다시 복귀하는 일도 겪었다.

최홍석은 복귀 이후 1군이 아닌 주로 육성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즌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인해 잠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정규리그를 마치고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돼 다시 팀을 나가야 했다.

사실상 더는 OK금융그룹에서 뛸 자리가 없는 상황. 최홍석은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타 구단 사령탑에 직접 연락해 이적을 타진했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결국 최홍석도 현실을 받아들이고 은퇴하기로 마음먹었다.



최홍석은 OK금융그룹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그러나 선수등록 마감을 이틀 남기고 돌연 OK금융그룹이 만나자고 연락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최홍석과 만나 2022-23시즌도 함께하자며 최저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 다음 시즌도 팀은 석진욱 감독이 이끈다. 전력 외 자원으로 평가받은 최홍석의 위치는 사실상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믈론 구단도 노력하지 않은 게 아니다. 지난 시즌 최홍석의 트레이드를 타진했었고 코치직도 제안했다.

그러나 최홍석은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은 계속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홍석이 한발 뒤로 물러나 정말 자신이 팀에 필요한 선수라면 최저 수준의 연봉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얘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조정 불가였다.

이 과정에서 연봉조정 신청이 등장했다. 서로의 주장이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최홍석 선수의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연봉조정 신청을 희망해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홍석측은 구단측에서 제시한 연봉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연봉조정 신청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절대 먼저 연봉조정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며 이는 입증이 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정말 최홍석이 팀에 필요한 자원이었다면 선수 등록 마감을 이틀 앞두고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시즌 종료 이후 시간이 많았지만 구단은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휴가 및 회사 행사 등으로 인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때문에 최홍석 선수와의 협상도 늦어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나머지 선수들과는 일찌감치 협상 테이블을 차려 몇 차례 조율 끝에 합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당성이 다소 부족한 설명이다.

최홍석은 지난 시즌 20경기에 나와 16득점, 공격성공률 43.75%를 기록했다. 구단이 최저 수준의 연봉을 제시한 근거다.

그러나 선수측은 이미 팀에서 나가라고 통보를 받은 상황인데다 실제로 팀을 나갔었기에 코트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줄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선수를 설득해 팀에 데려오더라도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 왜 OK금융그룹은 최홍석의 은퇴를 만류하고 연봉조정 신청에 들어갔을까.



최홍석은 명예롭게 코트를 떠나고 싶다는 의지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일각에서는 최홍석을 자유신분선수(FA)가 아닌 임의해지로 묶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실제 최홍석과 구단의 협상 자리에서 은퇴가 아닌 임의해지 동의서를 작성하자는 얘기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임의해지는 선수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11시즌 동안 뛴 최홍석은 팬들에게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임의해지가 아닌 열심히 하다 은퇴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구단에 은퇴 처리를 희망했다.

은퇴신청서를 작성하면 자유신분선수(FA)가 된다. 타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펼칠 수 있기에 OK금융그룹은 혹여나 타 구단에 입단해 자신들을 겨누는 창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무런 보상 없이 선수만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OK금융그룹도 주저했을 것이다.

그러나 연봉조정 신청에 들어가면 선수 동의가 없어도 임의해지 신분으로 만들 수 있다.

상벌위원회에서 구단의 손을 들어준다면 구단과 선수는 2일 이내에 연봉합의서를 작성해 KOVO에 제출해야 한다. 만약 조정연봉에 대해 선수가 거부할 경우 해당 선수는 임의해지로 공시된다.

연봉조정은 상벌위원회의 결정이 최종적이라 재심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상 최홍석이 연봉 조정에서 이길 확률은 희박하다 지난 시즌 보여준 성적만 보더라도 인상 요인을 찾기 어렵다.

최홍석은 은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OK금융그룹과는 동행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때문에 구단이 연봉조정 신청에서 이기더라도 선수가 받아들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최종 결과가 나오는 15일까지 채 열흘이 남지 않은 상황. 그러나 이미 답은 정해진 것과 다름없다.


 

기사제공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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