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지난해 다년계약 논의 중 문제 불거져... 후폭풍 이어질 듯
정규시즌 개막을 사흘 앞둔 KBO리그가 또 한 번 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이번에는 '뒷돈 요구 논란'이다.
KIA 타이거즈는 2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서 "품위 손상 행위를 한 장정석 단장을 해임 조치했다. 장 단장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했고, 해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KIA 구단 측은 "지난해 모 선수와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제보를 지난주에 받은 이후 사실 관계 등을 파악했다. 하지만 사실 관계를 떠나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소속 선수와의 협상 과정에서 금품 요구라는 그릇된 처신은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에 장 단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최종 해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KIA는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 시즌 개막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물러나게 된 KIA 장정석 단장 |
ⓒ KIA 타이거즈 |
갑작스럽게 알려진 '뒷돈 요구 논란'
장 단장의 이른바 '뒷돈 요구 논란'이 공개된 것은 이날 오전이었다. 언론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 지난해 박동원(LG 트윈스)과의 다년계약 협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장 단장이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전해졌다.
이를 두고 장정석 단장 측과 박동원 측의 입장 차가 있었다. 장 단장은 선수에게 이야기한 것이 진담보다는 '농담'에 가까웠다는 입장이지만, 박동원은 이를 다르게 받아들였다. 분명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박동원이 이와 관련한 내용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에 전달하면서 KIA 구단도 문제를 인지하게 됐다. 이에 KIA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해당 상황을 신고했다.
또한 구단 자체적으로 징계위를 개최해 장 단장에 대해서 해임 조치를 내렸다. 일련의 과정이 29일 오전에 진행된 것만 봐도 KIA가 빠르게 대처에 나선 점을 알 수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KIA 구단으로부터 제보를 받은 KBO 역시 경위서가 오는대로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구단의 해임 조치와 별개로 장 단장에 대한 처분을 결정한다.
두 사람의 인연, 이런 결말은 예상하지 못했다
장정석 단장과 박동원의 인연이 깊다는 것은 야구 팬들도 잘 안다. 히어로즈에서 함께 지내며 장 단장은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를 경험했고, 박동원은 주전 포수로 팀의 안방을 책임졌다. 팀이 강팀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는 바가 컸던 인물들이다.
이들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장 단장이 2021년 11월 말 KIA 단장으로 부임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트레이드를 통해서 박동원이 KIA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 원,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으로 넘기면서 박동원을 품었다.
큰 출혈을 감수했으나 결과적으로 트레이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박동원은 이적 이후 112경기에 출전해 352타수 86안타 타율 0.244 17홈런 53타점 OPS 0.773을 기록,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 박동원은 시장의 평가를 받고 싶어했다. 힘겹게 포수 고민을 끝낸 KIA로선 박동원과의 계약에 별다른 진척이 없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박동원은 LG와 4년 총액 6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주전 포수를 빼앗긴 KIA는 1년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갔다.
여기에 장 단장이 선수 측에 뒤늦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까지 알려져 팬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갑자기 단장 자리가 공석이 된 만큼 KIA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해야 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당분간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유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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