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SSC 나폴리와 크레모네세의 세리에A 22라운드. 나폴리가 1-0으로 앞선 후반 20분, 코너킥을 조반니 디로렌초가 백헤딩한 공을 왼쪽 골포스트 왼쪽에 있던 김민재가 몸을 던져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했다. 문전에 있던 빅터 오시멘이 오른발로 차 넣었다.
작년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가 이탈리아 무대에서 올린 첫 어시스트다. 작년 8월 몬차전과 9월 라치오전에서 헤딩골을 터트렸던 김민재는 5개월 만에 3호 공격 포인트(2골-1도움)를 올렸다.
‘철기둥’ 김민재는 풀타임을 뛰며 철벽수비까지 펼쳐 팀의 3-0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 28분 상대 패스를 끊어내 압박에서 벗어났다. 전반 추가 시간 헤딩으로 공을 걷어낸 뒤 수비 뒷공간을 찾아 들어가 커버했다. 후반 초반 2차례 헤딩으로 공격을 차단했다. 또 후반 16분에 상대 드리블 방향을 예측해 손쉽게 끊어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연속 헤딩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나폴리는 전반 22분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가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20분 김민재의 도움을 받은 득점 선두 오시멘이 리그 17호골을 뽑아냈고, 후반 34분 디로렌초 패스를 받은 엘리프 엘마스가 쐐기골을 보탰다.
6연승을 질주한 나폴리는 19승2무1패(승점59)를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인테르 밀란(14승1무6패·승점43)과의 승점 차를 16점으로 벌렸다. 나폴리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했던 1987년과 1990년 이후 33년 만에 리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미국 통계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은 나폴리의 우승 확률을 94%에서 95%로 상향 조정했다. 2위 인테르 밀란의 우승 확률은 4%에 불과하다. 김민재가 수비를 이끄는 나폴리는 리그 최소 실점(22경기 15실점)을 기록 중이다. 크레모네세는 8무14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걷어내기 5회, 공중볼 경합 성공 7회를 기록했다. 미드필더들보다 많은 패스 120회를 시도해 패스성공률 88%(106회 성공)를 기록했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양 팀 최고 평점 8.0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나폴리는 “크레모네세에 기회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안정적이고 전진하는 수비에 용감한 다이딩 헤딩으로 오시멘의 골을 어시스트했다”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세리에A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은 미국프로풋볼(NFL) 수퍼보울을 앞두고 홍보차원에서 자국리그를 대표하는 12명 선수를 뽑아 가상 포스터를 만들었다. NFL 복장을 입은 합성 사진과 함께 김민재와 다닐루(유벤투스) 등을 ‘디펜스 팀’으로 꼽았다. 김민재는 22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을 앞뒀다.
한편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던 김민재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어린이를 돕는 데 써달라며 지난 11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1억원을 기부했는데, 이탈리아에서도 그를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레 스포르트는 12일 “김민재의 놀라운 행동이다. 그는 작년(7월부터 1년간) 페네르바체에서 뛰었고 지금도 터키에 많은 친구들이 있다. 7만 유로에 달하는 기부금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다. 김민재의 훌륭한 인성을 보여주는 행동”이라며 “김민재는 경기장 안팎에서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걸 후회하지 않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라커룸에서 인정 받고 있다”고 했다.
기사제공 중앙일보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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