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조규성의 이적 드라마, 어느 종착역을 맞이하게 될까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전북 현대)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럽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그 행선지를 놓고 축구팬들 사이에서 때아닌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잉글랜드-독일 등 상위리그 진출이 유력하게 거론되었으나 최근들어 갑작스럽게 중소리그인 덴마크행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다.
조규성은 월드컵 직후 지난 겨울에도 이미 여러 유럽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지만 전북은 유럽축구 시즌 중에 팀을 옮기면 적응에 부담이 있으니 겨울 이적보다는 여름 이적을 권유했고, 조규성도 이를 받아들여 일단 잔류했다.
유럽 진출 속도 내는 조규성
▲ 6월 2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전북 현대 조규성이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조규성과 전북은 합의한대로 여름에 접어들며 유럽 진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5일, 영국 언론 '텔레그레프'와 '풋볼 인사이더'등에서는 "한국 공격수 조규성이 덴마크의 FC 미트윌란으로부터 영입을 제안받았다" "미트윌란은 조규성 몸값으로 250만 파운드(약 41억 4000만 원)를 책정했다"는 내용들이 전해지고 있다.
국내외 여러 언론들을 통하여 미트윌란이 전북에 조규성에 대한 공식 오퍼를 넣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으며, 현재 미트윌란과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FC미트윌란은 덴마크 리그의 강팀으로 꼽힌다. 1999년 창단하여 비교적 역사는 짧지만, 벌써 3번의 자국리그 우승과 2회의 컵대회 우승을 기록하며 짧은 시간에 신흥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 라파엘 판더바르트(네덜란드), 시몬 키예르(덴마크)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미트윌란을 거쳐갔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스코틀랜드 셀틱, 독일 마인츠, 잉글랜드 왓포드-블랙번-레스터시티 등 여러 유명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던 조규성이 갑자기 유럽에서도 중소리그인 덴마크로 선회한다는 게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2023년 기준 덴마크 수페르리가의 UEFA 리그 랭킹은 고작 17위에 불과하다.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난 겨울 조규성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셀틱이 속한 스코틀랜드 리그(9위)보다도 크게 떨어진다. 이미 K리그1의 명문인 전북, 국가대표팀에서는 월드컵까지 이미 높은 수준의 무대들을 경험한 조규성이 유의미한 성장을 기약하기에 적합한 무대인지는 의문이다.
미트윌란행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자국리그에서 강팀으로 꼽히며 유럽클럽대항전에 꾸준히 나갈 기회가 많은 팀이라는 정도다. 하지만 하필 지난 시즌에는 7위에 그치며 2023~2024시즌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유로파리그(UEL)보다 하위 대회인 콘퍼런스리그 2차예선에 나서야 한다.
덴마크가 중소리그라고 해서 조규성이 무조건 주전이 보장된다거나 적응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K리그나 유럽 유명리그에서 뛰는 것에 비하여 주목도가 떨어지는 만큼 선수의 활약을 확인하기도 쉽지않은 반면, 다른 유럽파 선수들처럼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과 컨디션 조절의 부담은 그대로 감당해야 한다.
'덴마크에서 잘해서 인정받고 빅리그로 올라가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유럽에서 리그간의 격차는 생각보다 더 크다. 덴마크행이 조규성의 유럽 진출에 '종착역'이 아닌 더 높은 상위리그 진출을 위한 '교두보'임을 감안하면 의구심은 더 커진다.
유럽 중소리그에서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던 모범사례로 꼽히는 박지성-이영표(네덜란드→잉글랜드), 기성용(스코틀랜드→잉글랜드), 김민재(터키→이탈리아), 박주호(스위스→독일) 등은 모두 소속리그의 위상이 지금 덴마크보다 훨씬 높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같은 최상위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있었기에 상황이 전혀 다르다.
반면 한번 하위리그로 내려간 선수가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상위리그에서 통한다고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덴마크리그 득점 상위권에 오른 선수중 5대리그에 진출하거나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조규성에게 미트윌란말고 다른 선택지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조규성이 올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잉글랜드 구단들이 잇달아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이 그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한다.
조규성이 궁극적으로 빅리그행을 꿈꿨다면 차라리 2부리그라도 잉글랜드나 독일에서 경쟁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 있다. 역시 전북 소속으로 독일 2부리그부터 시작하여 1부에서 자리잡은 이재성(마인츠)이 모범사례다. 반면 유럽 5대리그인 프랑스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던 황의조(브렌트포드)는 하위리그인 그리스리그(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선택한 것이 독이 되어 유럽 커리어가 꼬이는 상황이다.
차라리 잉글랜드나 독일같은 빅리그에서는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중소리그 임대 등으로 재기를 모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가 덴마크 정도의 리그에서도 실패한다면 더 상위리그를 기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해진다. 많은 팬들은 전북 구단이 지난 겨울 조규성의 유럽 이적에 발목을 잡은 데 이어, 이번에는 이적료 수익 때문에 조규성을 조건이 더 좋은 중소리그로 팔아 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지성 설득으로 마음 바꿨나
심지어 불똥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에게도 튀고 있다. 박지성은 그동안 전북에서 백승호와 딘 페트레스쿠 감독 영입 등 굵직한 구단 인사에 관여해 왔으며 조규성의 이적에도 적극 개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겨울 조규성에게 구단 잔류와 여름 이적을 권유한 것도, 최근 덴마크행 추진도 모두 박지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조규성이 처음에는 미트윌란행을 거절했으나 박지성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꿨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박지성은 지금 조규성의 나이와 같은 25세때 바로 맨유에 입단했다. 박지성의 자서전에 따르면 당시 그를 유럽으로 처음 이끌었던 '은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1년만 기다리라고 맨유행을 적극 만류했지만, '지금 아니면 이런 기회가 다시 없을 수 있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랬던 박지성이 후배인 조규성의 유럽진출에 있어서는 정작 자신과 했던 것과는 전혀 상반된 조언과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의아스럽다. 일부 팬들은 박지성이 국가대표 선배로서 조규성을 위한다기보다는, '전북 프런트'로서 구단의 입장만 대변한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지는 이유다.
물론 조규성이 박지성의 조언대로 유럽진출에 성공하여 좋은 활약으로 연착륙한다면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조규성이 끝내 덴마크행을 선택하고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박지성 역시 적지않은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어느덧 반년 이상을 끌어온 조규성의 유럽 이적을 둘러싼 드라마가 과연 어떤 종착역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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