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김하성(왼쪽)이 8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홈 경기 7회 말 1사에서 3루 진루를 시도하던 중 뉴욕 메츠 3루수 루이스 기요르메의 태그에 당해 아웃당했다. /AFPBBNews=뉴스1
토미 팸. /AFPBBNews=뉴스1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년 만에 토미 팸(34·뉴욕 메츠) 때문에 경기 중 또 다치게 됐다. 악연이라면 악연이게 됐다.
김하성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펼쳐진 뉴욕 메츠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한 김하성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그는 4번 매니 마차도 타석에서 초구에 2루로 돌진, 여유있게 도루에 성공했다. 포수가 송구를 포기할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이후 두 타석에서 침묵하던 김하성은 4번째 타석에서 시원한 장타를 터트렸다. 3-3으로 맞서던 7회 말 그는 과거 KBO 리그에서 뛰었던 좌완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로 3루쪽 라인을 타고 나가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김하성은 타구를 확인한 뒤 1루를 돌아 2루까지 향했다.
그런데 좌익수로 나온 팸이 공을 잡은 후 느슨하게 플레이하는 사이 김하성은 3루까지 향했다. 그러나 팸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빠르게 3루 베이스를 향해 송구했다. 김하성은 태그를 피하게 위해 시도했으나 몸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며 결국 아웃 판정을 받았다. 김하성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고, 팸은 미소를 씩 지었다.
김하성이 8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전에서 7회 과감하게 3루를 향해 돌진한 뒤 슬라이딩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하성(왼쪽)이 8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홈 경기 7회말 1사에서 3루 진루를 시도하던 중 뉴욕 메츠 3루수 루이스 기요르메의 태그에 당해 아웃당했다. /AFPBBNews=뉴스1
경기 후 미국 매체 스포츠넷 뉴욕(SNY)에 따르면 벅 쇼월터 메츠 감독은 "(팸의 송구는) 정말 좋은 플레이였다. 토미(팸)가 정말 좋은 송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팸은 자신의 어깨에 대해 자랑했는데 믿지 않았다. 이젠 믿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메츠에 있어선 기분 좋은 수비였지만 김하성에겐 아니었다. 그는 아웃 판정을 받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물통을 발로 걷어찼다. MLB.com의 샌디에이고 담당 A.J.캐서벨은 자신의 SNS에 "물통이 비어있는 줄 알았지만 물이 꽉 찬 통이었고, 김하성은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쳤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9회초 수비를 앞두고 루그네드 오도어와 교체했다.
공교롭게도 김하성과 팸은 2년 전에도 악연이 있었다. 김하성의 빅리그 첫 시즌인 2021년 두 선수는 샌디에이고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해 6월 3일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서 김하성은 유격수로, 팸은 좌익수로 출전했다.
김하성(앞쪽)과 토미 팸이 지난 2021년 수비 도중 충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미 팸(왼쪽)과 김하성이 지난 2021년 수비 도중 충돌한 후 쓰러져 있다. /AFPBBNews=뉴스1
1-1로 맞서던 4회 말, 1사 만루에서 김하성은 뜬공을 잡으려 외야까지 달려갔다.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로 낙하하던 타구를 캐치하려 뛰어간 그는 좌익수 팸과 충돌하고 말았다. 둘은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특히 김하성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팸과 김하성은 모두 경기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이때 팸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후 화를 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주위에서 말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코칭스태프와도 언쟁을 벌이는 모습까지 나왔다. 팸은 평소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풋볼 판타지 게임과 관련된 갈등으로 인해 작 피더슨(샌프란시스코)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도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일로 화를 내는 건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심지어 이 시점에서 김하성은 아직 외야에 쓰러져 있던 상황이었다.
물론 둘 사이에 앙금이 있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하지만 팸은 이번에도 의도치 않게 김하성을 다치게 하면서 악연의 굴레를 이어갔다.
토미 팸(왼쪽)과 세리머니를 하는 김하성.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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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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