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경고' 뿔난 국민 유격수 파격 결단→'1군 0G' 신인 선발 2루수 출격→4출루 맹활약…"파이팅 보여드렸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이례적 경고 속에 뿔난 국민 유격수가 파격 결단을 내렸고, 그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1군 출전 경험이 없었던 신인 내야수 심재훈이 1군 콜업 당일 곧바로 선발 2루수 출전 기회를 얻었던 까닭이다. 심재훈은 박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4출루 맹활약으로 팀 4연패 탈출을 도왔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을 치러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4연패에서 탈출한 삼성은 시즌 11승 10패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리그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헌곤(우익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디아즈(1루수)-이창용(지명타자)-김영웅(3루수)-심재훈(2루수)-김성윤(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LG 선발 투수 송승기와 맞붙었다. 삼성 선발 투수는 원태인이었다. 

삼성은 4연패 침체 속에 17일 1군으로 올라온 심재훈와 이창용을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넣어 분위기 반전을 도모했다. 지난 16일 젊은 야수진을 향해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던 박 감독은 "팀 타선이 침체됐기에 이제 변화가 조금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젊은 선수들이 들어와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황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바라봤다. 

삼성은 2회까지 0의 균형을 이어가면서 팽팽한 흐름 속에 있었다. 이날 데뷔 첫 선발 출전에 나선 신인 내야수 심재훈은 3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첫 타석에서 3루수 강습 내야 안타를 날렸다. 상대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2루까지 내달린 심재훈은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삼성은 3회 말 선발 투수 원태인이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희생 번트 허용으로 1사 3루 위기에 처했다. 결국, 삼성은 홍창기에게 좌익수 방면 희생 뜬공을 내줘 선취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4회 초 선두타자 구자욱의 안타 뒤 나온 디아즈의 비거리 120m짜리 대형 2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속타자 이창용까지 좌전 안타 뒤 2루 도루에 성공한 가운데 후속타자 심재훈은 3루수 직선타로 아쉽게 첫 타점 기회를 날렸다. 

삼성은 5회 초 2사 1, 2루 기회에서 강민호의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로 4-1까지 달아났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또 심재훈이 활약했다. 심재훈은 6회 초 2사 뒤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김성윤의 좌전 적시타로 홈까지 밟았다. 

심재훈은 8회 초 선두타자로 다시 또 볼넷을 얻었다.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한 심재훈은 이재현의 우익수 뒤 2루타 때 홈을 밟아 6-1로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었다. 심재훈은 9회 초 타석에서도 볼넷을 얻어 이날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삼성은 8회 말 문보경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9회 말 구본혁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추격당했다. 하지만, 삼성은 9회 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김재윤이 등판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김재윤은 2사 만루 상황에서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심재훈은 "경기에 나가기 전부터 형들이 자신 있게 하자고 주문하셔서 계속 스스로 자신 있게 뛰자고 주문을 외웠었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찾으면서 즐기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비 첫 타구부터 다리가 안 움직여서 타구를 조금 놓쳤는데 바로 잡아 던져서 다행이었다. 첫 안타 때는 치고 나서 됐다고 생각했는데 상대 다이빙 캐치를 보고 잡겠다 싶어서 그냥 앞만 보고 뛰었다. 도루도 강명구 코치님 주문대로 다른 생각 없이 과감하게 뛰었다. 볼넷 3개 역시 치려고 했는데 좋은 공이 안 와서 어떻게 기다리다 보니까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데뷔 첫 선발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날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쾌투와 함께 시즌 2승 달성에 성공한 투수 원태인도 데뷔 첫 선발 경기를 치른 심재훈을 향해 격려했다. 원태인은 "(심)재훈이가 오자마자 2루로 던져야 할 걸 1루로 던져서 득점권 위기를 만들어 주더라(웃음). 첫 경기라 긴장해서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그럴수록 내가 그 상황을 잘 막아서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는 걸 보면서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겠다고 느꼈다"라고 미소 지었다.

2006년생 신인 내야수 심재훈은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심재훈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8경기 출전, 타율 0.175, 11안타, 2홈런, 16타점, 10득점을 기록하면서 프로 무대 적응에 나섰다. 그리고 잠실 만원 관중 아래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선보였다.

심재훈은 "퓨처스리그에 계속 출전하면서 타석과 수비에서 예전보다 더 여유가 생길 수 있었다. 1군 경기를 보면서 빨리 올라가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옛날부터 이런 만원 관중 속에서 야구하는 걸 꿈꿨다. 빨리 그 꿈을 이루고 싶단 생각 아래 열심히 준비했다"며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신인답게 파이팅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말 그대로 거침 없이 플레이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잠실, 김근한 기자/삼성 라이온즈

김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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