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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포크볼' 있으면 뭐해, 제구가 안 되는데… 998억 日 투수에 실망한다

조아라유 0
▲ 12일 신시내티전에서 시즌 두 번째 패전을 안은 센가 고다이
 
▲ 센가는 경기 초반 포심을 비롯한 전반적인 커맨드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메츠와 5년 최대 7500만 달러(약 998억 원)에 계약한 센가 고다이(30)는 확실한 주무기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부터 '유령'으로 불린 포크볼이다. 미국에서도 궁금해 한 이 마구는 뚜껑을 열어보니 과연 위력이 있었다.

센가는 11일(한국시간)까지 올 시즌 6번의 등판에서 이 포크볼의 위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평균 시속 96마일(약 154.5㎞) 수준의 포심패스트볼(41.3%) 다음으로 구사 비율이 많은 공이 바로 이 포크볼(22.4%)이었다.

타자들이 이 포크볼에 방망이를 냈을 때, 헛스윙 비율은 무려 55.8%에 이르렀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헛스윙 비율이다. 포심, 포크볼, 스위퍼로 이어지는 구종의 레퍼토리와 구위 자체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이런 '필살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센가는 시즌 초반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다. 제구 문제 탓이다.

센가는 12일 미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 타선도 침묵해 센가의 패전 요건을 지워주지 못했다. 결국 팀이 0-5로 져 시즌 두 번째 패전(4승)이 올라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8에서 4.14로 올랐다.

1회가 문제였다.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됐다. 선두 인디아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았다. 약간 운이 없었다. 이후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고 위기를 넘어가는 듯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커맨드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떨어졌고, 볼카운트 싸움에서 고전을 하다 안타를 맞기 일쑤였다.

프레일리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다. 그런데 센가는 2사 후임에도 더 흔들렸다. 스티븐슨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이어 센젤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라모스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리더니 뉴먼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1회에만 4실점했다. 볼넷이 치명적이었다.


 

▲ 올 시즌 많은 볼넷 개수가 비판을 받고 있는 센가 고다이
 
 



당하는 패턴이 단순했다. 카운트를 잡아야 할 포심 제구가 안 됐다.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타자들에게 포크볼을 던져봐야 꿈쩍도 안 했다. 어차피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공 한 개 정도는 그냥 보낼 만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포크볼은 스트라이크를 잡기보다는 낮게 떨어뜨려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이다. 놔두면 볼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센가는 볼카운트가 더 불리해졌다. 결국 가운데 집어넣다 안타를 허용했다.

센가는 이날 총 16개의 포크볼을 던졌는데 방망이가 나온 건 6번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중 4차례 헛스윙을 유도하며 헛스윙 비율은 여전히 높았는데 신시내티 타자들이 포크볼에 반응 자체를 잘 하지 않은 것이다. 센가는 5회 스티어에게 솔로포 한 방을 더 맞으며 이날 경기를 5실점으로 끝마쳤다.

센가는 올 시즌 '커맨드' 측면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5.5개가 넘는다. 낙제점이다. 볼넷 개수뿐만 아니라 원하는 곳에 공이 들어가지 않아 답답해하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 아무리 유령이 있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적응기에서 따라오는 문제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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