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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의 화끈한 베팅, 선수들도 기대에 찬 새 시즌

조아라유 0

발언하는 페퍼저축은행 박정아. 연합뉴스

 

 

최하위 탈출을 위해 화끈하게 지갑을 연 페퍼저축은행이 새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2021-2022시즌 프로배구 여자부는 페퍼저축은행의 창단으로 7개 구단 체제를 구축했다. 광주를 연고로 삼은 페퍼저축은행은 초대 사령탑 김형실 감독을 필두로 당차게 V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페퍼저축은행은 2022-2023시즌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창단 후 2시즌 동안 페퍼저축은행이 승리를 거둔 경기는 8번, 승점은 25에 불과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은 반등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박정아(30)와 채선아(31)를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시행된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는 필리핀 출신 미들 블로커 엠제이 필립스(28·182cm),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V리그 경험이 풍부한 야스민 베다르트(27·192cm)를 지명하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전력이 두터워져 새 시즌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고, 선수들도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선수들은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새 시즌을 향단 당찬 포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훈련하는 박정아. 연합뉴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박정아는 여자부 보수 상한선인 7억7500만 원을 받고 페퍼저축은행에 새 둥지를 텄다. 구단이 큰 결심을 하고 영입한 만큼 박정아 입장에서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정아는 부담을 버리고 즐겁게 시즌을 맞이하려 한다. 그는 "당연히 그런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사실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선수들과 같이 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제일 밑에서 올라가는 데 무슨 부담이 있겠나. 재미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이적을 통해 전 소속팀 동료였던 세터 이고은과 재회했다. 박정아는 "다시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것 같다"면서 "(이)고은이가 도로공사에 있을 때랑 다른 스타일로 토스를 하는 것 같다. 호흡을 잘 맞추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고은 역시 박정아와 재회가 반가운 눈치였다. 그는 "나도 이렇게 다시 만날 줄 몰랐는데,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면서 "내가 세터니까 좋은 공을 만들어 줘야 한다. 비시즌 때 훈련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훈련하는 이고은. 연합뉴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중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35)이 합류해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새 시즌에도 오지영이 팀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오지영은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어려서 처음에는 백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그래도 알려주면 빠르게 습득하는 모습을 보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느꼈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면 새 시즌 큰 바람이 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이 보강된 데 대해서는 "기대가 되지만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면서 "편안한 환경에서 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선수들처럼 똑같이 대하면 편하게 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주장 이한비(27)는 현재 팀 분위기에 대해 "새로운 감독님과 언니들이 합류했다. 좋은 멤버들이 생겨서 힘이 더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승리를 거두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게 목표다. 모두 한마음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나도 아직 부족한데 실력이 뛰어난 언니들이 들어와서 많은 걸 배우고 있는 것 같다"고 반겼다. 이어 "언니들과 친하게 지내서 재미있게 배구를 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기사제공 노컷뉴스

광주=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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