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뉴스/이슈

'한국 이직 8일 차' 아본단자 감독, 시행착오와 패배의 품격 사이

조아라유 0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장충, 권수연 기자) "Sad"

지난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25-17, 29-31, 23-25, 25-19, 15-10)로 물리쳤다. 장장 2시간 28분이 걸린 접전이었다. 

전체적인 지표로 보면 흥국생명이 결코 크게 뒤떨어지는 게임은 아니었다. 그러나 토스가 계속해서 흔들렸고 타점이 낮은 점이 다소 아쉬웠다. 이 날 김연경이 28득점, 옐레나 25득점, 김미연 16득점으로 활약하며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갔다. 1세트는 17-25의 큰 점수차로 내줬고 2세트는 30점이 넘는 듀스, 3세트 역시 접전이었다. 

하지만 모마가 4세트에 각성해 분위기를 뒤집고 그대로 5세트까지 끌고가 신승으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GS칼렉스는 올 시즌 5~6위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흥국생명과의 상대전적은 3승 3패, 천적이 따로 없다.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슬프지만 졌을 때는 항상 그렇다"는 말로 패배의 씁쓸함을 되새겼다. 불과 일주일 전인 19일, 당시 아본단자 감독이 장충에 첫 방문했을 때 흥국생명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1로 완파하며 신임 사령탑에게 미소를 선물했다.

이후 치른 한국도로공사(23일)전에서도 승장 아본단자 감독은 자축의 의미로 기쁨의 레드와인과 고기를 맛봤다. 

당시 경기는 아본단자 감독의 V-리그 데뷔전이었다. 사령탑 공백기가 끝나고 사기가 오른 흥국생명 선수단은 도로공사의 리시브라인을 흔들어 완봉승을 합작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튀르키예 페네르바흐체 시절 김연경의 별명인 '야키(YAKI)'를 다시 불러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26일, 흥국생명 팬들이 김연경의 생일 축하 클래퍼를 펼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26일은 아본단자 감독의 두 번째 경기 날이자 김연경의 생일이다. 장충체육관은 또 다시 3,200석 매진 돌풍을 일으키며 생일선물로 승리를 기대했다. 원정석의 응원 열기는 삼산체육관 못지 않았다.

그러나 '장충폭격기' 모마의 37득점 대폭주로 GS칼텍스가 축포를 터뜨렸다.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또 두고보지 않겠다는 결의마저 느껴졌다. 잘 쉰 모마는 정말 무서웠다.

경기 후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패배 소감을 묻는 말에 뚜렷한 발음으로 "Sad"라고 말했다. 물론 "어떤 경기든 패배하면 슬프다"는 말과 함께였다. 

V-리그 데뷔 두 경기만에 냉온탕을 모두 오간 아본단자 감독이다. GS칼텍스가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그만의 큰 공략법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전 경기대로 해달라"는 인터뷰는 일주일 전의 흥국생명을 믿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은 적응기도 필요하다. 아시아 배구를 지도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도 첫 도전이다. 선수단에게 그가 '하고자 하는 배구'를 심어주기 전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선수단의 세밀한 특성을 익혀야 더욱 효과적인 투입이 가능하다. 비시즌이 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큰 역할을 할 수 없다.



경기 중 지시를 내리는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중반, 비디오 판독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한숨 고르며 판독을 기다릴법한데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모습이 눈에 띈다. 쉴 새 없이 지시하고 서브 코스를 작전판에 그린다.

물론 가시적인 결과만으로 아직 그의 영입효과를 논하기는 이르다. 한국 땅을 밟은 지 고작 8일 차다. 올 시즌은 더 속 쓰린 패배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승패를 떠나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경기 후 "지는 이유를 누구나 안다면 패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것 또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주목받았다. 

그는 "선수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내 배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혼란스러울 것이고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는 말로 패배한 선수들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아본단자 감독과 흥국생명은 사흘을 쉰 뒤 오는 3월 2일, 페퍼저축은행과의 6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 , , , , , , , , , , , , , , , , , , ,

0 Comments
번호 제목
+ 새글
Stat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