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호영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의 유격수 자리는 오지환(33)이 10년 넘게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지환이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LG는 서서히 오지환 다음 유격수를 준비해야 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해외 유턴파인 손호영(29)을 오지환의 부담을 덜어줄 백업으로 중용하며 오지환 다음을 준비할 계획이다.
손호영은 2014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했다. 그러나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2014년 루키리그, 2015년 싱글A에서 뛰었으나 어깨 부상으로 2016년 루키리그로 다시 내려갔다. 투수 전향도 시도했으나 2017년 3월 방출됐다.
귀국 후 곧바로 군 복무를 마쳤고, 2019년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에 입단해 야구를 계속 이어갔다. 아마추어 때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KBO리그 드래프트 참가에 2년간 유예기간이 있다. 손호영은 군 복무로 2년 유예기간을 보냈고, 2019년 여름에 열린 2020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LG는 2차 3라운드(전체 23순위)로 손호영을 지명했다. 2020년 23경기, 2021년 8경기에 출장한 손호영은 지난해 36경기에 출장해 수비 이닝 193이닝을 뛰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손호영은 “6년 전 컵스에서 방출되기 전(2017년) 스프링캠프를 애리조나에서 했다. 그 때 이후 미국 캠프는 처음이다”며 “한국 나이로 앞자리가 3으로 바뀌었다. 감독님 말씀대로 지환이 형 백업을 잘해야 한다. 책임감 아닌 책임감이 느껴진다. 지환이 형이 쉬는 날 내가 못하면 계획이 틀어지니까. (캠프에서) 집중해서 수비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손호영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지난해 2루수(146이닝), 유격수(37이닝)으로 출장 기회를 잡다가 7월말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이 됐다. 불운이었다. 손호영은 "속상하기도 하고, 더 많이 경험할 수 있었는데, 못해서 아쉬웠다. 내 잘못이라 더 아쉬웠다. 3루로 들어가며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등을 다쳤다. 평소처럼 똑같이 슬라이딩을 했는데, 골절은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수술해야 한다고해서 놀랐다”고 되돌아봤다.
포스트시즌을 TV로 보며 응원했고,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에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참가했다. 손호영은 “(LG 입단 후) 마무리캠프에 이어 스프링캠프까지 모두 참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감이 있다. 너무 좋아서 불안한 점도 있지만. 시범경기를 잘 치르면 끝까지 갈 수 있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팀에서 확실한 역할을 받아 심리적으로 다소 여유도 생겼다. 손호영은 “항상 다 쏟아부어서 다쳤다. 그라운드에서 죽어야겠다 이런 마음으로, 1군에서 이번에 제대로 못하면 또 2군 내려간다. 그런 마음으로 해서 좀 여유가 없었다. 감독님이 편안하게 해줘서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심리적으로 좀 도움이 되고, 지환이 형이 항상 신경써주고, 더 잘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작년에 더 많이 친해지기도 하고, 좀 더 편안하게 형들이랑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손호영을 향해 ‘20홈런을 칠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타격은 항상 자신감은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수줍게 웃었다.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지형준 기자] LG 오지환(왼쪽)과 손호영이 수비 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2023.02.05
오지환이 WBC 대표팀으로 출전하면서 캠프 후반부터 시범경기 중반까지는 주전 유격수로 격상이다. 손호영은 “나가는 경기에서 사고 안 치고, 항상 똑같이 긴장하면서 하고, 연습경기라고 해서 나태하게 해서는 안 되고, 항상 전력으로 해야죠”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는 2루수로 많이 뛰었지만, 이제는 유격수 출장이 많아질 것이다. 손호영은 “2루수는 LG에 와서 처음으로 해 봤고, 유격수는 계속 해 왔던 포지션이라 별라든 어려움은 없다. (2루수)건창이 형, 민성이 형이 다 잘 맞춰 주려고 하고 감사하다. (키스톤 콤비) 호흡 같은 것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 시즌 목표는 간단하다. 손호영은 “숫자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지환이형 대신 출장해도 정말 불안하지 않게, 지환이형 처럼 완벽하게 못하더라도, 내가 경기에 들어가도 많이 티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다른 것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목표가 소박하다는 말에 그는 “(LG 입단하고) 처음에는 멋 모르고 ‘빨리 주전해야지’ 생각했는데, 와 보니깐 형들이 보통 형들이 아니더라. 다들 거기까지 올라오는데 힘들고 고생했을 텐데, 내가 너무 편하게 생각한 것 같았다”고 라고 수줍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LG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호영은 “팬분들께서 연락을 많이 주셨다. 다치지 말라고. 정말 안 다치고 시즌 끝까지 가보도록 하겠다. 캠프 앞두고 팬분들이 올해는 다치지 말고 잘 해달라고 했는데,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기사제공 OSEN
한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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