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의 2번째 실점 장면. 김민재(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헤더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사진=AFPBBNews=뉴스1
[이원희 스타뉴스 기자] 괴물 김민재(27·나폴리)도 사람이었다. 계속된 선발 출전,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 예상하지 못했던 최악의 부진이 찾아왔다.
나폴리는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AC밀란과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29라운드 홈경기에서 0-4 대패를 당했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워낙 큰 점수차로 진 무기력한 패배였기에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날 김민재는 변함없이 선발 출전했다. 파트너 아미르 라흐마니와 센터백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지난 3월 A매치 2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탓인지 몸이 무거워보였다. 실책도 많았다. 전반 17분 밀란 공격수 하파엘 레앙에게 선제골을 내줬을 때도 김민재의 패스 미스로부터 비롯됐다. 전반 25분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김민재가 헤더로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멀리 벗어나지 못한 공은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상대 브라힘 디아즈에게 연결됐고, 디아즈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의 패스성공률은 88%에 그쳤고, 태클은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평소 김민재다운 경기력이 아니었다. 그나마 공중볼 경합에서 3번 승리하며 제공권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가장 낮은 평점 5.63, 풋몹 역시 최저 평점 5.3을 주었다.
현지 매체도 혹평을 남겼다. 유로스포르트는 "재앙이었다"고 평가했고,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어떤 부분에선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첫 번째 실점은 잘못된 선택에서 시작됐고, 두 번째 실점도 실수가 있었다. 김민재는 피곤해보였다. 차라리 휴식을 주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바쁜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뒤 적응할 시간도 없이 팀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무거워진 책임감 속에 대부분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나폴리는 김민재를 쉽사리 뺄 수 없었고, 또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오른 상황이다. 김민재가 뛰는 경기도 많아졌다. 체력 부담과 부상 위험은 더 커졌다. 그러면서도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A매치 일정을 소화했다.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부상을 안고서도 경기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런 문제가 최근 제대로 터지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난 달 28일 우루과이 경기를 마치고 "멘탈적으로 무너진 상태다. 몸도 힘들다"고 고백했다. 이것이 대표팀 은퇴 시사 발언,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불화설로 이어졌다. 김민재는 자신의 SNS, 에이전시를 통해 해명과 사과 내용이 담긴 심경글을 전했다. 경기 외적으로 신경 쓸 것이 많았다. 결국 경기력 부진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대패에 실망한 나폴리 선수들. 김민재(맨 오른쪽)의 표정도 좋지 않아 보인다. /사진=AFPBBNews=뉴스1
기사제공 스타뉴스
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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