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오종헌]
이강인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고 해도 조별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할지는 미지수다.
PGG는 2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을 입었다. 적어도 9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날 때까지는 계속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금부터 약 3~4주 가량 전력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이며, A매치 기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퇴사두근은 허벅지 앞쪽 4개의 근육을 일컫는다. 정확한 부상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잘못된 점프 착지, 피로 누적, 타박상 등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의 경우 순간적으로 스프린트를 하거나 점프했을 때, 또한 강한 킥을 시도할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부상 소식은 대표팀에 비상이다. 특히,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입장에서 골치 아픈 상황이다. 한국은 오는 9월 23일에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이강인은 꾸준히 부름을 받았던 자원은 아니지만 우승을 위한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이강인의 회복세에 따라 합류가 늦어지거나, 아예 합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앞서 황선홍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 당시 "아시안게임에 대한 이강인의 의지는 강하다.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잘 조율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9월 4일 완전체로 소집할 계획이다.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강인 선수 본인도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가 상당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강인의 예상 부상 기간을 고려하면 황선홍 감독이 생각하는 완전체 소집 시기에 합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있다. 대회 개막은 23일이지만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19일에 열린다. 쿠웨이트와 맞붙은 뒤 21일 태국을 상대하고, 24일 바레인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만약 이강인이 3주 만에 부상을 털고 돌아오더라도 곧바로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표팀 합류 무산 가능성은 더 높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9월 A매치 기간 동안 영국 카디프와 뉴캐슬에서 웨일스, 사우디 아라비아와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노리는 대표팀은 9월에 열리는 두 경기에서 가동 가능한 최고 수준의 전력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게임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의 소집을 원하는 이유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진행한 미디어와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A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중 아시안게임에 가는 선수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와서 최상의 경기를 치르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A대표팀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 아시안게임에도 전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강인에 대해서는 "이강인 측에서 영리하게도 PSG 입단 계약서에 아시안게임 차출에 구단이 응하는 조항을 넣었다고 들었다. 다만 9월 A매치에 이강인을 활용해야 하기에 A대표팀에 소집한 뒤 아시안게임에 합류할 것이다. 9월 A매치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소화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강인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A매치를 치른 후 아시안게임에 합류해도 빠르게 적응할 것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 하는 이강인 입장에서 아쉬운 부상이다. PSG 역시 당분간 선수단 구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강인은 올여름 PSG에 입단했다.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프로 데뷔 초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난 2018년 코파 델 레이(컵대회)를 통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나이는 만 17세 8개월 11일로 이는 발렌시아 구단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데뷔 기록이었다.
그러나 기대감과 달리 이후 충분한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은 발렌시아와의 동행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행선지는 마요르카였다. 첫 시즌에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적응기를 보냈다. 스페인 라리가 30경기를 소화했는데 선발로 15차례를 뛰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존재감이 폭발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 주전으로 뛴 이강인은 리그 36경기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가치는 올라갔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지난 시즌 종료 기준 600만 유로(약 86억 원)였던 이강인의 몸값은 현재 2,200만 유로(약 314억 원)가 됐다. 거의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사진=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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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설도 발생했다. 처음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적료 문제로 마요르카와의 협상이 결렬됐다. 대신 PSG가 새로운 행선지 후보로 떠올랐다. 이적 과정은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 PSG는 먼저 해결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사령탑 교체다. 지난 시즌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 체제로 프랑스 리그앙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성적이다. PSG는 이 대회 우승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역시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이끌 당시 UCL을 포함해 트레블을 달성한 바 있다.
사진=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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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는 먼저 엔리케 감독 부임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마르코 아센시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누엘 우가르테 등 이적이 확정적이었던 선수들 영입 공식 발표를 차례차례 띄웠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7월 초 이강인 역시 '오피셜'이 나왔다. 이강인은 PSG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등번호는 마요르카에서 달고 뛰었던 19번이다.
이강인은 지난달 22일 비공식 PSG 데뷔전을 치렀다. 르 아브르와의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우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오른쪽과 중앙을 활발하게 오가며 뛰어난 볼 컨트롤과 탈압박 능력을 선보였다.
당시 PSG 소식을 전하는 'PSG 토크'는 "올여름 눈에 띄는 영입 중 한 명은 이강인이다. 그는 르 아브르와의 친선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상대 압박을 뚫어내고, 훌륭한 발놀림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사진=PSG 토크
사진=PSG 토크
그러나 이강인은 이른 시간 부상으로 교체됐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탓인지 햄스트링 부위를 만지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다행히 상태가 심각하지 않는 듯 PSG의 일본 투어에 동행했다. 훈련에는 복귀했지만 당시 일본에서 치러진 3경기 모두 결장했다.
이강인이 투어 기간 첫 선을 보인 건 3일 부산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였다. 긴 시간은 아니었다. 이강인은 후반 교체로 나서 가볍게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그렇게 프리시즌은 마무리됐다. 이후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 로리앙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프리시즌 대부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상태가 호전됐기 때문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내린 결정이었다.
사진=PSG
공식 데뷔전 경기력은 좋았다. 이강인은 좌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아센시오와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누볐다. 또한 우측에서 주로 하키미, 그리고 비티냐, 자이레-에메리 등 미드필더로 출전한 선수들과 부지런히 호흡을 맞추며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약 80분 가량 그라운드를 누비며 존재감을 뽐냈다. 날카로운 킥력과 드리블, 그리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강인은 슈팅 3회, 볼터치 85회를 기록했다. 또한 59번의 패스를 시도해 52회 성공하며 패스 성공률 88%를 보였다. 키패스도 한 차례 시도했다.
인상적인 지표는 드리블 성공 횟수였다. 이강인은 4번의 드리블 시도 중 3차례 성공(성공률 75%)하며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드리블 시도와 성공을 기록했다. 로리앙의 파브르가 이강인과 같은 4번의 드리블을 시도했지만 2회 성공에 그쳤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6.9점을 매겼다.
데뷔전을 본 리그앙 사무국은 이강인을 경기 최우수선수인 '더 플레이어'로 뽑으며 "이강인과 아센시오는 경기장에서 보여준 열정에 대해 칭찬 받을 자격이 있다. 어쩌면 다음에는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메시의 공백은 여전히 컸지만, 이강인은 메시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PSG는 경기 결과에 실망할 수 있지만 이강인은 PSG 역사상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된 자신의 활약에 만족할 것이다"고 조명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 역시 이강인에게 평점 6점을 부여하며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데뷔한 한국의 보석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했다. 활발했던 이강인의 움직임은 그를 PSG가 치른 개막전의 기폭제로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이 받은 평점 6점은 우가르테(7점)에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또한 이 매체는 "안타깝게도 PSG에는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을 선수가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강인의 존재감도 사라졌다. 그러나 이강인의 드리블 능력은 앞으로도 더 많이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RMC 스포르트'도 "이강인이 유일하게 튄 스파크였다. PSG가 확실히 경기를 지배했다고 볼 수 있지만 속도와 확실한 기회 창출이 부족했다. 우측면에서는 이강인은 수 차례 드리블로 로리앙의 밀집 수비를 뚫으려 시도했다. 또한 하키미도 분전했지만 마지막에 정확성이 좋지 않았다"는 평가를 남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메시가 떠나면서 생긴 큰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지만, 메시가 주로 뛰었던 활동 영역에서 움직이는 걸 즐겼다. PSG 구단은 개막전을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가졌을 수 있다. 그럼에도 구단의 첫 번째 한국인 선수인 이강인의 활약상에는 만족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사진=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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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2라운드 툴루즈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루이스 엔리케 신임 감독 체제에서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얻고 있는 가운데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PSG 입단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두 번째다. 주전 경쟁, 적응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한 달 가량 이탈이 불가피하다. 최소 9월 A매치 휴식기 전 리그앙 2경기는 뛰지 못할 전망이며, 이후에도 곧바로 선발로 투입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PSG는 음바페의 복귀, 뎀벨레 합류했기 때문에 두 선수를 좌우 측면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강인은 중앙에서 뛸 수 있다. 비티냐, 자이레-에메리, 솔레르 등이 경쟁자가 된다. 엔리케 감독이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기 때문에 이강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볼만한 경쟁이다.
사진=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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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프랑스 '르 파리지앵' 은 "PSG는 내부적으로 미드필더를 더 영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음이 바뀌더라도 플레이 메이커를 찾는 데에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며 PSG가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하고 있고,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을 칭찬하고 있다. 이강인은 왼쪽 미드필더로 뛰어야 한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이 역할을 맡았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 포포투
오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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