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한화 이글의 전 주장 하주석이 277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하주석은 지난해 6월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갖고 항의 하는 과정에서 거친 욕설과 함께 자신의 헬멧을 내던지며 웨스 클래멘츠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맞추는 사건이 있었다. 고참이자 팀의 주장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하주석의 과도한 분노 표출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O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1항과 제7항에 따라 하주석에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300만 원,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12월 또 한 번의 사건이 있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078%인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적발됐고 KBO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조항에 따라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징계를 마친 지난 12일 277일 만에 1군에 전격 복귀했다.
하지만 하주석이 징계로 빠진 9개월 사이 한화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베로 감독의 경질과 최원호 감독의 선임, 그리고 유격수 자리에 이도윤, 오선진, 박정현 등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지난 몇 년간 한화 유격수는 사실상 하주석 하나였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최원호 감독도 "이도윤이 유격수로 잘해 주면서 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깰 이유가 없다"라며 "하주석이 돌아와도 주전이 아닌 백업이다. 최근 주전 유격수로 출전해 온 이도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다"라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그랬다. 돌아온 하주석이지만 그는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1군에서 하주석의 역할은 무엇일까.
최원호 감독은 "경기 후반 대수비 자원으로 하주석을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지만 하주석은 경기 출전 욕심보다는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했다. 이날 더그아웃에서 가장 시끄러운 선수는 하주석이었다. 동료들의 안타가 터질 때면 가장 큰 소리로 기뻐했고 범타로 물러난 선수들에게는 박수치며 격려했다. 매 이닝 공수가 교체될 때마다 더그아웃 앞쪽으로 나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응원했다. 더그아웃에서 가장 분주하게 움직인 선수가 하주석이었다.
그렇다. 현재 하주석의 역할은 더그아웃 분위기를 책임지는 분위기 메이커다. 지난해 팀의 주장을 맡았지만, 주장으로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주장은 뛰어난 실력은 물론 동료에게 본보기가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젠 주장 안장을 내려놓았지만,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더그아웃에서부터 노력하고 있다.
하주석은 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팀을 위해 헌신할 마음가짐으로 새롭게 야구를 시작했다. 이제 반성이 아닌 정말 달라진 모습이 필요한 하주석이다.
[9개월 만에 1군에 돌아온 하주석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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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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