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조카 동희야.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1)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리틀 빅보이' 한동희(24)에게 진심어린 메시지를 남겼다. 한동희를 '조카'라 표현한 이대호는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는 말로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서 롯데 팬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타자로 성장하기를 바랐다.
이미 이대호는 은퇴 기자회견에서도 후계자와 관련한 질문에 "앞으로 한동희가 제일 잘 할 것 같다. 잠재력이 충분하다"라고 한동희를 후계자로 점찍을 정도로 한동희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터.
한동희는 2018년 롯데의 1차지명으로 입단해 2군 무대를 '조기 졸업'하고 2020년부터 주전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타율 .278 17홈런 67타점, 2021년 타율 .267 17홈런 69타점에 이어 지난 해에는 타율 .307 14홈런 65타점으로 생애 첫 3할 타율을 마크했다. 지난 해 23세에 불과했지만 이미 KBO 리그에서 통산 54홈런을 기록할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로 꼽혔다.
어쩌면 그가 이대호의 후계자 1순위로 지목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제 이대호는 떠났고 한동희도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마침 한동희는 겨우내 12kg을 감량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잡았고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370 2홈런 8타점에 수비에서도 실책을 1개도 기록하지 않으면서 '대폭발'하는 시즌을 예고했다.
개막전부터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은 한동희는 7타수 무안타로 출발하면서 아쉬움을 샀지만 2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결승 2루타를 작렬하며 롯데의 시즌 첫 승을 이끄는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어 7일 사직 KT전에서는 시즌 첫 홈런을 가동하면서 장타력도 끌어올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동희는 이후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타율은 .133(45타수 6안타)까지 떨어졌고 이는 규정타석에 진입한 타자 67명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시즌 첫 홈런을 가동한 이후 단 1개의 장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롯데와 한동희에게 모두 적잖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만 해도 4월에 타율 .427 7홈런 22타점을 폭발하면서 KBO 4월 MVP로 선정될 만큼 초반 페이스가 뜨거웠던 한동희는 올해 사뭇 다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슬로우 스타터로 뒷심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될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이라는 동기부여도 충분한 시즌이지만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돌파구를 마련할 시간은 충분하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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