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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30위 안에 '딱 1명'인 유일한 구단…152억 안 썼으면 재앙이었다

조아라유 0
▲ 두산 베어스 양의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지난겨울 152억원을 투자하지 않았더라면 재앙과 같은 시즌을 한해 더 보낼 뻔했다. 물론 지금 상황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면 어찌어찌 지켜온 5할 승률이 붕괴되는 것도 한순간이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선 재정비에 꽤 공을 들였다. FA 포수 최대어 양의지를 역대 최고 대우인 4+2년 152억원에 영입한 게 시작이었다. 양의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에서 해마다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치는 부동의 4번타자로 활약했다. 양의지 개인의 능력치가 두산에 플러스 되는 것도 크지만, 기존 중심타자인 김재환과 양석환까지 함께했을 때 시너지효과에도 큰 기대를 품었다.

지도자 역시 타격 지도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로 공을 들였다. '국민타자' 이승엽을 감독으로 앉히는 것을 시작으로 김한수 수석코치, 고토 고지 타격코치를 영입했다. 김 수석코치는 왕조 시절 삼성 라이온즈 강타선을 구축한 인물이고, 고토 코치 역시 두산의 황금기였던 2018년 시즌 타격코치로 함께하면서 선수들과 쌓은 신뢰가 두터웠다.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 때는 이정훈 2군 감독까지 함께하며 타자 유망주 육성에 공을 들였다. 기존 주축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을 새 얼굴이 나타나지 않으면 9위로 마감했던 지난해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게 뻔해서였다.

개막하고 2개월이 조금 더 흐른 지금. 두산 타선의 상황은 생각보다 더 좋지 않다. 밥값을 하고 있는 타자가 양의지 하나뿐이니 당연한 결과다. 양의지는 시즌 타율 0.321(187타수 60안타)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타격 30위 안에 든 타자다.

타격 상위 30위 안에 팀 타자가 한 명뿐인 건 10개 구단 가운데 두산이 유일하다. 심지어 현재 두산보다 팀 타율이 떨어지는 삼성과 한화도 각각 4명과 2명이 타율 3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산이 올 시즌을 앞두고 양의지를 152억원에 영입하지 않았더라면, 30위 안에 두산 타자가 전멸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 두산 베어스 4번타자 김재환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 곽혜미 기자
 



양의지의 부담을 나눠야 할 주축 타자들은 전혀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김재환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부터 4년 115억원 거액을 받은 4번타자지만, 5월 이후로는 5~8번까지 다양한 타순으로 옮겨 다녔다. 그만큼 타격감이 좋지 않아서다. 시즌 타율 0.261(188타수 49안타)로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명 가운데 꼴찌다. 최근 2경기는 분위기 전환을 이유로 2번타자로 나섰는데, 8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목적을 이뤘다. 그렇다고 김재환을 계속 2번에 두기는 어렵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양의지가 계속 주전포수와 4번타자 겸업을 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김재환이 부담을 반드시 나눠줘야 한다.

양석환은 4월까지 홈런 6개를 몰아치며 좋은 페이스를 달리다가 역시나 5월 이후로 잠잠하다. 6월 들어서는 15경기에서 타점을 4개밖에 올리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200까지 떨어졌다. 정수빈(0.276)과 허경민(0.270)은 평소 수비에 더 무게를 두는 선수들이긴 한데, 허경민이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져 고민을 안기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1군에 있지도 않은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다. 49경기에서 타율 0.205(156타수 32안타), 10홈런, 26타점을 기록한 뒤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0만 달러를 안긴 이유에 걸맞게 한번 걸리면 담장을 넘기는 파워는 있는데, 콘택트 능력이 너무 떨어져 조정이 필요했다. 로하스가 2군 재정비를 마치고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상황은 조금 더 암울해진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만큼이나 심각한 건 화수분 야구의 실종이다. 냉정히 이제는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주축 타자들이 한 시즌을 다 끌고 가기는 어렵고, 이들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려면 20대 젊은 선수들이 미친 활약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줘야 한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기회 자체는 무수히 많은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이 감독은 '무한 경쟁'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젊은 야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내야수는 이유찬(55경기) 강승호(45경기) 박계범(31경기) 안재석(20경기) 김민혁(16경기), 외야수는 조수행(52경기) 양찬열(33경기) 송승환(29경기) 김대한(15경기) 홍성호(8경기) 등이 부름을 받았다. 반짝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있지만, 냉정히 여기서 주전 타이틀을 확실히 꿰찬 선수는 아무도 없다. 안재석과 외야수 김인태는 부상으로 제대로 기량을 다 펼치지도 못했다.

그나마 가장 선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은 이유찬은 첫 풀타임 시즌에 체력 저하 문제가 나타나면서 공수에서 흔들릴 때가 잦다. 풀타임 경험이 있는 박계범과 강승호가 최근 페이스를 찾은 게 고무적이라면 고무적인데, 이 둘도 시즌 끝까지 반짝일 것이라고 아직은 장담하기 어려운 변수다.

타선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아프지 않으면 포지션마다 타격감이 가장 나은 선수를 내보내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수비에서 탈이 나는 것도 골치가 아프다.

황금기 시절에는 내야는 허경민-김재호-오재원-오재일, 외야는 김재환-정수빈-박건우라는 확실한 주전 라인업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난해도 올해도 유격수는 무주공산이고, 2루수와 우익수도 아직 온전히 주인이 없다. 그때그때 바뀌는 라인업에 수비 안정감이 널을 뛰고, 실책 하나가 나오면 연쇄 실수가 나오는 일이 다반사다. 그렇다고 억지로 주전을 만들 수도, 그럴 선수도 없다. 두산이 30승30패1무로 5할 승률과 5위를 유지하면서도 매 경기가 불안한 이유다. 5할 승률도 양의지가 있어 그나마 버티는 것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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