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뜨거웠던 타격감이 차갑게 식은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 IS 포토
포수 박동원(33·LG 트윈스)의 타격감이 차갑게 식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에버리지(타율)가 떨어지니 홈런 개수도 떨어진다"고 아쉬워했다.
박동원은 5월까지 위협적인 타자였다. 4월 개막 후 홈런 13개를 몰아쳐 KBO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노시환(한화 이글스) 최주환(SSG 랜더스)을 비롯해 2위 그룹에 4개 차이로 앞서 2004년 박경완(당시 SK 와이번스) 이후 19년 만의 '포수 홈런왕'이 기대댔다. 하지만 6월부터 성적이 하락했다. 7월과 8월 월간 타율이 각각 1할대에 머물더니 월간 홈런도 6월과 7월 각각 1개씩 추가하는 데 그쳤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의 부진을 두고 "에버리지를 올릴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 방향성"이라면서 "스윙하고 제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타격 자세를 흉내 내면서) 이렇게 돼 있다. 인 앤드 아웃 스윙이 안 되는 거"라고 말했다. 풀스윙하는 박동원은 타격 후 자세가 크게 무너진다. 머리가 일찍 움직이면서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진다. 백스윙이 지나치게 커 포수 뒤통수를 배트로 가격한 것도 여러 번. LG 이적 첫 시즌, 관련 문제를 바로잡았다. 그 결과 타율이 올라가고 홈런이 늘면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원점으로 회귀했다. 정확도와 장타력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염경엽 감독은 "(현재 타격 자세로는 스윙하더라도) 몸쪽은 다 파울이고 바깥쪽은 잘 안 맞는다. 딱 가운데만 (배트에) 걸리는 거"라면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만 하나씩 넘어가는 거다. 연습해도 안 고쳐진다"며 "변화구를 노려서 치지 않으니까, 상대는 80% 이상 변화구만 던진다. 누가 박동원에게 직구를 주나"라고 되물었다.
상대 팀의 경계가 늘면서 변화구 승부가 부쩍 늘었다. 바뀐 투구 레퍼토리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해 성적이 휘청거린다. 박동원의 후반기 타율은 0.169(전반기 타율 0.272)에 머문다. 전·후반기 장타율 변화(0.508→0.303)는 더 크다.
염경엽 감독은 "20년 가까이 해온 거라서 1년 만에 바꾸는 게 쉽지 않다.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고, 초반에 (좋은) 결과를 봤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돌아가는 데 2~3년 정도 걸릴 거로 생각한다"며 "이걸 잡으면 훨씬 무서운 타자가 될 거다. 에버리지를 0.280만 쳐도 홈런이 훨씬 늘어날 건데 에버리지가 떨어지니까 홈런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타율과 홈런이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 박동원의 타율과 홈런이 동반 상승 곡선을 그린 게 대표적인 예다. 박동원의 홈런이 줄어든 것도 결국 타격의 정확도가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문제점만 있는 건 아니다. 박동원의 타점은 67개로 리그 톱10에 이름을 올린다. 2021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83개) 경신을 노린다. 염경엽 감독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땅볼이나 외야 플라이를 만들어 내니까 타점이 올라간다. 그것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타격 스타일이라는 게) 차근차근 바뀌는 거지 하루아침에 하는 건 쉽지 않다"고 독려했다.
기사제공 일간스포츠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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