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세르히오 레길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대 이적을 완료했다.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곧바로 팀에서 출전 시간을 받을 전망이다.
맨유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길론이 토트넘에서 맨유로 임대됐다"라고 그의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맨유는 "레길론은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토트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포함해 모든 클럽에서 230경기를 뛰었고,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6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했다"라며 레길론이 그간 걸어온 길을 조명했다.
레길론은 입단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이렇게 빛나는 역사를 가진 위대한 클럽을 대표할 기회는 거절할 수 없는 기회였다. 에릭 턴 하흐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후 나는 그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으며, 팀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내 역할을 할 준비가 됐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이번 시즌 맨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 구단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됐고, 모두에게 나의 자질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앞서 레길론 이적이 발표되기 전 아스널전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턴 하흐 감독은 이미 레길론의 입단 소식을 알렸었다. 그는 레길론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이미 여기에 있고, 훈련을 받았다"라며 그가 입단 발표 전 팀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턴 하흐 감독은 레길론이 가져다줄 효과에 대해 "그는 매우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빅클럽의 선수이며, 이미 라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다. 그는 좋은 밑바탕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가 매우 강렬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았다. 그래서 행복하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루크 쇼가 부상을 입었고, 타이럴 말라시아가 부상 당하는 문제가 있었으며, 그들은 장기적으로 결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긴급 상황에서 매우 잘 대응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레길론 영입이 팀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을 내비쳤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팀을 거쳐 프로 무대에 데뷔한 레길론은 지난 2018년 데뷔 이후 세비야 임대에서 처음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는 세비야 소속으로 UEFA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고, 풀백으로서 공격적인 장점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레길론은 레알에 잔류하는 것이 아닌 토트넘행을 택했다. 지난 2020/21 시즌 2500만 파운드(약 417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으로 이적한 레길론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는 좀처럼 활약하지 못했다. 그는 스페인 무대에서 보여줬던 파괴력을 상실했으며, 강한 피지컬과 빠른 템포, 몸싸움에 밀려 첫 시즌 리그 27경기에 선발 출전했음에도 계속해서 경기력은 하락세를 보였다.
2020/21 시즌 프리미어리그 27경기 2249분, 2021/22 시즌 리그 25경기 1921분을 출전한 레길론은 두 번째 시즌 도중 부임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고, 결국 아틀레티코 임대로 반전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임대도 레길론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레길론은 2022/23 시즌 라리가에서 11경기 출전에 그치며 그는 출전 시간 확보에 실패하고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레길론은 2023/24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팀에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의 감독에도 포함되지 못하며 이적과 잔류의 기로에 놓였었는데, 갑작스럽게 주전 왼쪽 풀백 쇼와 백업인 말라시아까지 부상을 당한 맨유가 손을 내밀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최근에 진행된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추첨 결과, 맨유는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 FC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또 맨유는 오는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FL(영국풋볼리그)컵 3라운드를 시작으로 리그컵도 시작한다. 조만간 프리미어리그, 리그컵, 챔피언스리그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해야 하는 맨유는 황급히 쇼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동안 빈자리 메울 선수를 물색했다.
마침 맨유의 눈에 들어 온건 토트넘에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길론이었다. 토트넘도 레길론이 경기에 나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음 이적시장 때 좋은 제의를 받을 수 있기에 맨유 제안을 수용했다.
당초 쿠쿠렐라를 노렸던 맨유는 갑작스레 레길론으로 선회했는데, 그 이유는 쿠쿠렐라가 첼시에서 경기를 출전했기 때문이다. 쿠쿠렐라의 출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맨유가 1월에 다시 건강해진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 기용을 위해 쿠쿠렐라의 임대를 종료하고, 다시 원소속팀 첼시로 돌려보내길 원한다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그가 제3의 클럽으로 이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맨유 입장에서는 그를 임대한 다음 겨울에 돌려보내는 옵션을 추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반면 레길론은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출전이 없기에 충분히 해당 옵션을 적용해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 선수도 맨유에서 반시즌을 뛴 후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에 복귀해 새로운 소속팀을 찾을 기회가 생기기에 나쁜 조건이 아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맨유와 토트넘은 2024년 1월에 임대 계약을 파기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했다.
레길론은 맨유 합류 이후 현재 부상으로 결장 중인 루크 쇼의 공백을 10주가량 메울 예정인데, 해당 기간에서 활약에 따라 그의 향후 시즌 전망과 차기 행선지 등에 대한 관심도 달라질 전망이다.
영국 매체 더선은 "레길론은 쇼의 대체자가 되기에 앞서 맨유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 쇼는 토트넘과의 0-2 패배 이후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이후 맨유는 디오구 달롯을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레길론을 임대로 데려오는 데 동의했다"라며 쇼의 부상 대체자로 레길론이 영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더선은 "레길론은 부상 당한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는 최대 10주가량 결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으며, 말라시아는 프리시즌 부상 이후 여전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라며 레길론에게는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레길론은 이번 맨유 이적으로 그간 최고의 케미를 자랑했던 손흥민과 다시 한번 다른 팀에서 활약하게 됐다.
레길론은 손흥민과의 케미때문에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레길론은 포지션이 레프트백이고, 손흥민도 주로 왼쪽 공격수로 많이 출전하면서 두 선수는 함께 왼쪽 라인에서 토트넘 측면을 담당했었다.
손흥민이 경기 중 골을 터트려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할 때, 옆에서 따라 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으며, 손흥민이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면 가장 먼저 달려와 돕는 모습으로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3/24 시즌을 앞두고 호주에서 열렸던 여름 프리시즌 캠프 때도 레길론은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보고 싶었어 손날두"라고 게시하면서 각별한 사이임을 과시했다.
레길론은 지난 시즌 아틀레티코를 임대를 떠나 약 1년 만에 손흥민을 다시 만나게 됐지만, 또 임대 이적을 하게 되면서 손흥민과 짧은 재회를 마치고 다시 이별을 하게 됐다.
레길론의 이번 임대 이적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이뤄진 이적이기에 올 시즌 두 선수가 맞대결을 할 가능성도 존재했다. 하지만 맨유와 토트넘이 이미 지난 2라운드에서 전반기 맞대결을 토트넘의 승리로 마무리하며 1월에 임대가 종료될 수 있는 레길론이 후반기 토트넘전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손흥민 대신 김민재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은 존재한다. UEFA는 1일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추첨식을 진행했는데, 한국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이 맨유와 함께 A조에 속하며, 오는 20일부터 진행되는 조별리그에서 뮌헨과 맨유가 격돌할 예정이다.
레길론은 자신이 아끼는 단짝 손흥민의 한국 대표팀 동료와 경기에서 맞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레길론의 크로스를 김민재가 막아내는 장면도 한국 팬들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맨유 공식 홈페이지, 트위터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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