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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쇼' 최준용의 KCC 입단 이렇게 성사됐다…'허 웅의 절묘한 어시스트, 구단이 속공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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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입단 기자회견에서 함께 자리 한 허 웅.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허 웅이 숨은 공신이죠."

프로농구 전주 KCC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막판 역대급 '깜짝쇼'를 선사했다. 자율협상 마감을 하루 앞두고 '초특급' 최준용(29)을 서울 SK에서 전격 영입하면서 농구계에 커다란 화제를 몰고 왔다. <스포츠조선 21일 단독보도>

당초 FA 대어급 영입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려던 KCC가 '깜짝쇼'를 벌인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중재자' 허 웅(30)이 쏘아올린 공이 속공에 이은 '버저비터'가 된 극적인 드라마였다.

지난 17일 KCC 구단 체육관에 개인운동을 하러 나왔던 허 웅이 최형길 단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허 웅은 최준용 영입을 건의했다. 최준용과의 친분 관계를 떠나 팀 우승 전력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이다. "최준용의 눈치를 보니 직접 협상을 한 곳이 없고, KCC가 손을 내밀면 잡을 것 같다"는 게 허 웅의 부연 설명이었다.

최 단장은 뜻밖의 제안에 당황했다. 올해 FA 시장에서 지갑을 닫기로 한 상태였다. 지난 15일 가드 이호현(전 삼성)을 영입하는 대신 보유중인 FA(이종현 박경상 박세진)를 모두 놓아주는 등 더이상 FA 영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KCC는 그동안 대표적인 '큰손'으로 불려왔다. 샐러리캡을 초과해 이른바 '사치세'를 부담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샐러리캡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게 당초 방침이었다.

최 단장은 허 웅에게 사실상 거절 의사를 전했다. "우리 샐러리캡에서 최준용을 영입할 여력이 없다. 말은 고맙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냐."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선 허 웅의 얼굴이 눈에 밟혔을까. 이튿날 오전 최 단장은 전창진 감독, 조진호 사무국장을 불러 허 웅과의 면담을 전달했다. 그러자 "그래도 팀의 에이스가 요청했는데 단칼에 자르는 건 좀 그렇다." "최준용의 본 마음은 어떤지 일단 만나 보자. 최준용이 'NO' 하면 허 웅에게도 덜 미안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왔다.

쇠뿔도 단 김에 뺀다고, 그날 오후 최 단장과 전 감독이 잇달아 최준용을 직접 만났다. 먼저 최 단장은 '진짜 우리 팀에 올 생각이 있는지' 진심을 확인했다. 최준용은 "불러주신다면 당장 가겠다"고 했단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지 직접 접촉한 팀이 없었는데 불러 준 팀은 KCC가 처음이었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한다는 등의 얘기를 듣고 자존심이 상해있었다는 게 최준용의 설명이었다.

이어 전 감독과는 흉금을 털어놨다. 사실 전 감독은 최준용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밖에서 들리는 '악동'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22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전 감독과 최준용은 서로 '비호감'으로 생각했다는 말도 하며 대화로 풀어나갔다. 전 감독은 "최준용이 그간 말못한 고충이 많았더라. '상대 팀 선수로는 악동이지만 우리 편이 됐을 때는 최고가 될 것'이라고 하는 등 사나이다운 자신감, 솔직함에 오해가 풀렸다"면서 "사람을 들은 것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만나봐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 감독까지 'OK' 사인을 내자 이후 속전속결이었다. 구단은 19일 오전 최준용을 클럽하우스로 다시 불러 계약서 사인까지 마쳤다. 이후 오후쯤 최준용 영입에 적극 관심을 보였던 A구단이 최준용의 집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지만 '게임'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A구단이 막판 달콤한 카드로 '미국 진출 지원'을 제시했지만 KCC도 같은 약속을 한 터라 최준용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입단식에서 환영 꽃다발을 전한 허 웅은 "연세대 시절부터 룸메이트였던 최준용은 (허)훈이와 함께 친동생처럼 지낸다. 같이 뛰게 되니 든든하다"고 했고, 최준용은 "우승반지가 없는 허 웅 형에게 우승반지를 끼워주겠다"고 화답했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최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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