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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쿼터 교체? 트레이드? 선수 육성? 페퍼저축은행 "아직..."

조아라유 0

[사진=페퍼저축은행 공식 SNS 계정]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주전살림꾼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은 페퍼저축은행은 '하지 않았어도 될' 숙제를 만들어 떠안게 됐다. 

지난 26일, 한국도로공사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박정아의 이적 보상선수로 세터 이고은을 영입했다"고 알리며 배구판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도로공사 소속이던 이고은은 지난 해, 3년 총액 9억9천만원(연봉 3억원, 옵션 3천만원)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페퍼저축은행에 이적했다. 이후 베테랑 세터로 한 시즌간 팀에 헌신했다. 토스 뿐만 아니라 디그에서도 온 몸을 굴렸다. 기량이 아직 미숙한 어린 세터진을 보유한 페퍼저축은행에 있어서는 놓쳐서는 안되는 핵심 자원이었다. 

이고은의 운영과 중도 영입된 오지영의 수비력으로 올 시즌을 마친 페퍼저축은행은 총 5승을 거뒀다. 창단 첫 시즌 만든 3승보다 아주 약간의 성과를 더 만들었다. 그러나 '고춧가루' 팀으로 불릴만큼 부쩍 성장한 경기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올 시즌을 마치고 1년 연봉 7억 7,500만원에 3년 조건으로 자유계약선수(FA)대어 박정아를 영입하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현 국가대표 주장이기도 한 박정아는 이고은과 IBK기업은행과 도로공사, 두 개의 팀에서 함께 했다. 만일 페퍼저축은행에서 함께 뛰었다면 세 번째다. 본지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고은과는) 세 번째 만남이니 더욱 좋은 호흡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신임 사령탑 아헨 킴 감독 역시 손편지까지 쓰며 박정아에게 적극적인 영입공세를 펼칠만큼 공을 들였다.



이고은이 한 시즌만에 친정팀 한국도로공사로 돌아간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한국도로공사 이고은ⓒ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보호선수로 팀의 주전 살림꾼을 묶지 않았다.  

26일, 본지와 통화한 페퍼저축은행 측 관계자는 이고은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은 것에 대해 "도로공사 측에서 이고은을 지명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페퍼저축은행에서) 수비수나 유망주 등을 풀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고은이 풀린 것을 보고 즉전감이 필요해 망설임없이 선택했다"며 이고은을 즉시 재영입했다. 이로써 이고은은 한 시즌만에 다시 친정팀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되었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에 남아있는 세터진은 이현, 구솔(현 미들블로커 포지션), 박사랑 세 명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이끌기에는 현실적으로 기량이 부족하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후 "잡아야 할 다른 중요한 선수들도 많았고 도로공사가 이고은을 재지명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다른 방법으로 세터 전력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악화된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단 공식 SNS 계정에는 팬들의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까지 도래했다. 



[사진=페퍼저축은행 SNS 계정]

 



이에 대해 27일, 본지와 통화한 KOVO 관계자들은 "현장 등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이 보유한 세터진만으로 시즌을 온전히 운영하기는 어렵다, 이고은은 베테랑 세터로써 신생팀인 페퍼저축은행에 필요한 자원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아시아쿼터 선수 교체도 가능한 상황이나 현재까지 (세터 교체 등을 위한) 구단 측의 특별한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만일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선수 교체를 한다면 '기량 미달' 등의 이유로 기존 선수를 방출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선수가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만약 교체가 이뤄진다면 현재 영입된 아시아 선수는 KOVO 규정 상 연봉 중 45일치(1개월 15일)의 월급을 받고 교체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같은 날 통화한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트레이드도 있고 선수 육성 등 여러가지 방면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둔 것은 없다, 이제부터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 아시아쿼터 선수 교체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둔 바는 없고 트레이드 부분에서도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간결하게 내부 상황을 전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역시 유선상으로 "처음 (이)고은이가 풀린걸 보고 당황했지만 곧장 지명했다, 이후 연락이 닿은 선수 또한 당황한 듯 보였다"고 전해왔다.

속공을 중시하는 아헨 킴 감독이 중원 보강을 위해 미들블로커 MJ필립스(필리핀)를 영입한만큼 선수 교체 확률은 높지 않다. 

다만 박사랑이 22-23시즌 코트를 얼마 밟지 못했고(총 36경기 중 78세트 출전, 수비 0.37, 세트 1.95) 프로 데뷔 두 시즌 째를 맞이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한 시즌은 공백이 길었다. 

아직 세터 보강 계획이 '백지상태'인 페퍼저축은행이다. 방법은 많다, 그러나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 순간에 큰 구멍이 나버린 살림꾼 자리를 어떻게 메울까? 


 

기사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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