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4월 8일이었다. 마틴 아담의 부모님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헝가리에서 10시간을 날아왔다. 해외여행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마틴 아담은 눈물을 떨궜다. 그는 전반 44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울산 현대가 지난해 17년 만의 K리그 우승 한을 털어낸 데는 마틴 아담의 지분도 있었다. 여름 울산에 둥지를 튼 그는 14경기에 출전해 9골-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 현대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마틴 아담은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을 터트리며 기적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상저온에 시달렸다. 헝가리 대표인 그는 지난달 에스토니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환상적인 헤더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이어 불가리아와의 유로 2024 예선에서도 골맛을 봤다. A매치 2경기 연속골로 예열을 마친 듯 했지만 K리그에선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울산으로 컴백한 주민규와의 주전 경쟁도 힘겨웠다. 5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은 단 2경기에 불과했다. 골은 없었다. 루빅손이 5골, 주민규가 4골을 터트리면서 그의 존재감도 잊혀졌다.
마틴 아담이 드디어 돌아왔다. 마틴 아담은 2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에서 선발 출격해 전반 9분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강윤구의 크로스를 침착하게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17일 만에 꺼내든 마틴 아담에 대해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 언젠가는 터질거라고 얘기했다. 조급하게 생각하면 본인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마틴 아담이 그 기대에 화답했다.
골뿐이 아니었다. 1m90, 95kg '괴물'인 그의 포스트 플레이는 여전히 일품이었다. 전반 38분 보야니치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한 패스도 돋보였다. 보야니치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겨나가 도움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부활의 선은 명확했다.
울산이 마틴 아담의 결승골을 앞세워 인천에 1대0으로 승리하며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에서 탈출했다. 울산은 6연승을 질주한 후 주춤했다. 1승을 보태 7승1무1패(승점 22)로 선두를 지킨 울산은 가장 먼저 20점 고지를 돌파했다.
마틴 아담은 인천전 후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 와이프와 아들이 울산에서 올라왔는데. 가족들 앞에서 골을 넣어 더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올 시즌 울산에서 첫 골이지만 헝가리대표팀에선 2골을 넣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 어려운거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빠른 시간에 득점을 한 것이다. 그 이후에도 좋은 점유를 해서 승리를 가져왔다"고 부연했다.
주민규와의 포지션 경쟁에 대해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팀이든 한 포지션에서 다양한 선수가 있다. 포항전에서는 주민규가 골을 넣었고, 오늘은 내가 넣었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매경기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담담하게 속내를 이야기했다.
마틴 아담은 개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도 오로지 팀이 우선이었다. 그는 "개인 목표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몇 골을 기록했는지 찾아보지 않는다. 다만 모든 경기에서 팀이 이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 삼성전 부상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틴 아담은 "수원전은 매우 슬펐다. 프로 커리어 첫 부상이었고, 부모님이 열흘동안 있으면서 처음 보러 온 경기라 더 슬펐다. 하지만 오늘 경기도 부모님이 TV로 보실거다. 오늘 내 골을 보셨을거다"며 활짝 웃었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김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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