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였다"
롯데는 26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5.48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또한 5.52로 9위이고 10위 삼성이 5.53이라 사실상 최하위나 다름 없는 수치다.
지금 롯데 선발투수진에서 믿을 만한 투수는 나균안 1명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롯데는 지난 한 주 동안 5승 1패로 상승세를 탔고 특히 NC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지금도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는 선발투수진의 집단 부진에도 어떻게 상승세를 탈 수 있었을까. 우선 시계를 4월 20일로 돌려보도록 하자. 롯데와 KIA가 1승 1패로 맞선 상태에서 양팀은 주중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롯데 선발투수는 댄 스트레일리. 스트레일리는 롯데의 1선발이지만 3회초 볼넷을 남발하는 등 제구 난조에 시달리면서 결국 4회초 무사 1루 상황에 조기 교체를 당해야 했다.
스트레일리가 남긴 주자를 두고 등판한 투수는 좌완 김진욱이었다. 김진욱은 주효상의 투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2사에서 류지혁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수습'에 성공했다. 3이닝 동안 안타 1개도 맞지 않고 삼진 4개를 잡은 김진욱의 완벽한 투구에 롯데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고 5-3으로 승리하면서 위닝시리즈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다음날인 21일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롱릴리프 김진욱의 호투에 "김진욱의 활약을 한마디로 하면 '판타스틱'이라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정말 김진욱이 게임 체인저의 역할로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분위기 전환 뿐 아니라 필승조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해줬다. 굉장히 뛰어난 활약을 했다"라고 극찬했다.
김진욱의 진가가 또 한번 발휘된 것은 바로 23일 창원 NC전이었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6회말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김성욱에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고 롯데는 0-3 리드를 허용해야 했다. 롯데 타선이 6회까지 이용준에 노히트를 당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 실점은 곧 패배와 직결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번에도 김진욱이 수습에 나섰다. 최고 구속 146km까지 나온 패스트볼에 커브도 결정구로 통하면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역시 피안타는 없었고 볼넷 2개를 허용한 것이 전부였다.
김진욱의 무실점 호투로 롯데는 호시탐탐 역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었고 마침내 9회초 대거 5득점을 올리면서 그림 같은 5-3 역전극을 연출할 수 있었다.
서튼 감독은 "서준원은 이제 팀에 없고 이민석이 시즌 아웃을 당하면서 그 역할을 해줄 선수를 찾아야 했다. 지금 김진욱이 지금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투수가 매번 5~6이닝을 던지면 좋겠지만 가끔은 3회에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점수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경기를 이어가려면 롱릴리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그래야 필승조까지 연결을 할 수 있다"라고 롱릴리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역할을 100% 해내고 있는 김진욱에게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7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소화한 김진욱은 1승 1홀드에 평균자책점 0.00으로 특급 피칭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피안타율은 .038로 극강 그 자체다. 볼넷은 7개를 허용했으나 삼진도 10개를 잡으면서 좀처럼 상대에게 흐름을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롯데가 선발투수가 무너지는 경기가 있어도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이유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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