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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전능' 김하성, 1500승 감독도 스며들었다… 구단 역사상 첫 대업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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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다양한 방면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은 공수주 모두에서의 활약으로 수비만 잘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현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감독 중 하나다. 2003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애리조나(2005~2009), 오클랜드(2011~2021)를 거쳐 현재 샌디에이고 사령탑을 맡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2919경기에서 1500승(1419패)을 달성한 명장이다. 3000경기에 가까운 경기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면서 수많은 슈퍼스타, 그리고 수많은 엘리트 재능들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멜빈 감독이 최근 김하성(28‧샌디에이고)에게 쏙 빠졌다. 잘 치고, 잘 잡고, 또 잘 뛴다. 자리와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할 줄 안다. 영리하기까지 하다. 스며들지 않을 수 없다.

6월 중순 이후 김하성의 타격감이 올라오자 과감하게 리드오프로 올려 김하성의 재능을 극대화한 것도 멜빈 감독이다. 김하성은 리드오프로 승격한 뒤 더 끈질긴 승부, 더 높은 출루율, 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며 '하위타순용 타자'라는 기존의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멜빈 감독은 그런 김하성을 두고 못하는 게 없는 선수라고 '극찬'하고 나섰다.

멜빈 감독은 5일(한국시간) 구단과 1500승 기념 인터뷰에서 현재 팀 선수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칭찬을 이어나갔다. 당연히 김하성도 그 리스트에 있었다. 평소 언론 인터뷰에서도 지속적으로 김하성을 호평했던 멜빈 감독은 "모든 것을 다 해낸 시즌"이라고 총평하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멜빈 감독은 "그는 전진배치된 뒤 리드오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고, 평균 이상(plus) 플레이와 평균 이상의 수비를 해내고 있다"면서 "오늘 왼손 투수가 마운드에 있다면 그를 3번으로 투입할 수 있고, 오른손 투수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2번에 투입할 수 있다"면서 수비는 물론 공격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재능이라고 강조했다.


 

▲ 김하성의 다재다능함을 극찬하고 나선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
▲ 김하성의 수비력은 동급 최정상급으로 뽑힌다
▲ 번개 같은 스피드로 한국인 역사상 첫 단일시즌 30도루를 달성한 김하성
 



이어 "도루, 중요한 안타, 리드오프 홈런, 일반적인 홈런까지…"라고 김하성이 최근 해왔던 일을 나열한 뒤 "환상적인 한 해였다. 그리고 그에게는 아직 한 달이 남았다. 그를 위해 더 성취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31개의 도루는 매우 멋진 숫자"라고 김하성의 올라운드한 활약을 조명했다.

김하성이 어느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최고수라고 할 수는 없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다. 타율이 아주 높은 것도 아니다. 리그 도루 순위에서 보듯이 최고의 도둑도 아니다.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지만, 역시 경쟁자들이 있다. 1등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하성의 장점은 이를 두루 소화한다는 것이다. 수비는 S급이고, 공격과 주루에서도 올해 중앙 내야수 A급으로 올라섰다. 게다가 성실하고 부상도 없다. 워크에식도 S급이다. 감독과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김하성의 올라운드함은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이런 다재다능이 별로 없었다. 김하성은 5일 현재 134경기에서 128안타, 17홈런, 31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미 도루 30개는 채웠고, 현재 페이스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지난해 기록(130안타)을 뛰어넘어 140안타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잘하면 20홈런도 가능할 수 있다.

꼭 20홈런이 아니어도 된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140안타 이상, 15홈런 이상, 30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단 하나도 없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홈런과 도루는 약간 상충되는 경향이 있다. 멀리 치는 선수가 잘 뛰기까지 하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한 방도 있고 주력도 있다.


 

▲ 공격에서도 맹활약하며 하위타순용 타자라는 오명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김하성
▲ 김하성은 올해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연합뉴스/AP통신
 



근래 이 조건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2016년 윌 마이어스다. 마이어스는 당시 157경기에 나가 155안타와 28홈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도루에서는 30개를 못 채웠다. 2006년 마이크 카메론은 141경기에서 148안타와 22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역시 30도루에 이르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에 140안타-20홈런-3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없었다. 김하성이 첫 도전에 나선다.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성적표를 놓고 봐도 김하성의 이 성적은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5일 현재 125안타 이상, 17홈런 이상, 3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하성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전체 5명에 불과하다. 김하성 외에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바비 위트(캔자스시티),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코빈 캐롤(애리조나)이 있다.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들의 상징이다.

올해 피치클록이 도입되고, 견제 제한이 생기고, 물리적인 베이스가 커짐에 따라 도루 개수가 늘어난 감은 있다. 그럼에도 달성이 쉽지 않은 기록임이 증명되는 것이다. 김하성이 이 대열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게다가 김하성과 위트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다소 적은 외야수다. 김하성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1억 달러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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