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오른손 주먹을 움켜쥐더니 이를 악물고 코치를 향해 두 번의 주먹질을 했다. 코치도 선수를 향해 여러 차례 주먹질을 했다.
잠실야구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을 했다. 두산 고토 타격 코치는 이른 시간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배팅 게이지 옆에서 선수들의 타격을 지켜보며 수정할 부분을 알려주며 지도했다.
많은 선수들 중 고토 코치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타자는 송승환(23) 이었다. 송승환은 지난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지만 1군에서 단 2경만 뛴 뒤 현역병으로 입대한 선수다. 지난해 제대 후 복귀했지만 11경기에 출전했을 뿐 여전히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뒤 그는 이승엽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쭉 봐왔는데 확실히 재능이 있어 보인다"라며 기회를 부여했다. 송승환은 콘택트 능력이 좋아 변화구에 잘 속지 않고 2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자신의 타격을 할 줄 안다.
아직 외야 수비에서는 불안한 면이 있지만 타격에서는 확실한 재능을 갖고 있다. 남다른 배팅 파워로 오른손 김재환 같은 느낌이다. 송승환은 타격 시 공 밑에 스핀을 줘 라인드라이브성 홈런을 칠 줄 아는 선수다. 이런 타격은 파워만 있다고 가능한 홈런이 아니다. 배트와 공이 만나는 순간 변화를 줘서 타구에 각을 만들어 강하게 스핀을 걸어야 가능한 홈런이다. 이런 건 타격 재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송승환이다. 지난 16일 3안타 경기 이후로 16타수째 무안타다. 시즌 타율도 0.195까지 떨어졌다. 두산 코칭스태프들은 송승환 부진의 원인을 하체 문제로 봤다.
오른손 타자가 스윙을 할 때는 오른쪽 뒷다리에서부터 힘을 만들어 앞쪽으로 전달한다. 그러면 왼쪽 앞다리가 착지하면서 생기는 힘이 다시 골반을 타고 되돌아고 그 힘으로 몸통을 돌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 뒤쪽에서 앞쪽으로 힘이 전환될 때 뒤쪽 골반을 앞쪽으로 회전해야 하는데 송승환은 골반을 쓰는데 아직 미숙한 모습이었다. 배팅 파워를 늘리기 위해서 상체 근력을 키웠다면 그 힘을 감당할 정도의 하체 근력과 힘을 전달할 수 있는 골반의 움직임은 필수다.
그래서 고토 코치는 그에게 골반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강하게 주먹질을 해보라고 시켰다. 강한 주먹을 날리기 위해서는 타격 시 필요한 골반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 느낌과 감각으로 타격을 해보라고 주문했다.
고토 코치의 조언을 들은 송승환은 곧바로 배팅 게이지로 가서 타격을 했고 이후에도 적극적인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코치와 많은 소통을 하며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려 하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그를 '제2의 김재환'으로 키우고 싶어 한다. 서울고 시절 강백호만큼이나 뛰어난 타격 재능을 보였을 만큼 송승환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고토 코치에게 타격 조언을 받는 송승환. 사진 = 유진형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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