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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유벤투스의 미드필더 폴 포그바가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유벤투스는 12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그바가 2023년 8월20일 시행한 도핑 테스트에서 나온 불리한 결과에 따라 국가 반도핑 재판소로부터 잠정적 출전 정지 명령을 받았다'며 '우리는 다음 절차 단계를 평가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발표했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포그바는 지난달 20일 유벤투스의 우디네세의 홈 개막전 3대0 완승 후 도핑 테스트를 받았는데 이때 금지약물 성분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그바는 이날 벤치 명단에 이름은 올렸지만 경기에 나서진 않았다. 27일 볼로냐와의 홈경기(1대1무), 3일 엠폴리 원정(2대0승) 등 2경기에선 후반 교체로 투입됐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포그바가 등 부상으로 인해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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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바의 도핑 소식에 축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탈리아 언론은 속보로 해당 소식을 전하며, 포그바가 출전정지 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RMC스포츠는 '포그바가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을 보인 뒤 이탈리아 반도핑 재판소에 의해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며 '포그바는 3일 내로 반론할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2차 테스트에서도 도핑 물질이 검출된다면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포그바의 에이전트인 라파엘라 피미엔타는 "포그바가 결코 금지 약물을 복용할 의도가 없었다"며 대응에 나섰지만, 현지 반응은 좋지 못하다.
포그바는 일단 선제적 조치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고 3일 이내 B샘플에 대한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양성반응이 나오고 포그바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탈리아반도핑기구의 청문회에서 소명 절차를 밟게 된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의거,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2년의 출전금지 처분을 받지만 고의적인 약물 복용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대 4년의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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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바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였다. 맨유 유스 출신의 포그바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으로부터 놀라운 재능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이내 맨유의 두터운 선수벽에 가로막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경기, 유로파리그 1경기, 리그컵 3경기 출전에 그쳤다. 포그바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단 1시즌만에 맨유와 결별을 선언하고,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유벤투스로 이적한 포그바는 단숨에 자신의 재능을 폭발시켰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눈에 띈 포그바는 핵심 미드필더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적 첫 시즌부터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포그바는 클리우디오 마르키시오, 아르투로 비달 등과 함께 'MVP 라인'으로 불린 황금 중원을 꾸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포그바는 세리에A는 물론,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지단+비에이라'라는 엄청난 평가까지 받았다.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 세리에A 4연패를 포함해, 코파 이탈리아 2회 우승 등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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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2013년 U-20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을 받는 등 연령별 대표를 말그대로 씹어먹은 포그바는 2013년 3월 조지아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예선전을 통해 A대표팀에 데뷔했다. 같은 해 9월 벨라루스전에서는 A매치 데뷔골까지 폭발시켰다. 그의 나이 20세 때다.
포그바는 전성기를 맞은 프랑스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2014년 블질, 2018년 러시아월드컵, 유로2016, 2020 등에서 뛰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었다. 포그바는 프랑스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20년만에 조국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포그바는 결승전 결승골을 포함해, 대회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포그바 커리어의 최고의 순간이었다. 소속팀에서 다소 부침이 있어도 대표팀에서는 언제나 믿을만한 포그바였다. 프랑스가 다소 부진했던 유로2020에서도 포그바 개인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로 평가받았다. 포그바는 A매치에서 91경기를 소화했다. 카타르월드컵은 부상 여파로 나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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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포그바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맨유를 떠났던 포그바는 화려한 복귀를 했다. 당시 이적료는 무려 8900만파운드, 약 1482억원이었다. 잉글랜드 최고 이적료였다. 조제 무리뉴 2년차를 맞는 맨유는 우승을 위해 통큰 투자를 했고, 팀을 떠났던 포그바를 복귀시켰다. 중원에 창의성과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포그바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보였다. 포그바 역시 자신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잉글랜드를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정점에 달했던 기대는 이내 무너져버렸다. 포그바는 잦은 부상과 기복있는 경기력으로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마르키시오, 비달 등과 같은 조력자가 없는 포그바는 도통 힘을 쓰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과의 불화까지 겪었다. 무리뉴 감독은 포그바 길들이기에 나섰지만, 포그바는 자신의 색깔을 내려놓지 않았다. 포그바는 경기 보다는 경기 외적인 문제로 계속해서 언론에 오르내리며, 팬들의 신뢰까지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재계약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되며, 수뇌부는 인내심까지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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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건강이었다. 포그바는 유리몸으로 전락했다. 포그바는 맨유로 이적하기 전 유벤투스 시절에는 부상으로 결장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맨유에 입단해서는 부상이 심해졌다. 맨유 입단 후 6시즌 중에서 리그 3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은 2016~2017시즌과 2018~2019시즌까지, 단 두 시즌 뿐이었다. 모든 대회 총합 4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도 2016~2017시즌, 2018~2019시즌, 2020~2021시즌, 단 세 시즌에 불과했다.
건강한 포그바가 보여주는 경기력은 여전했다. 포그바는 놀라운 기술과 정확한 롱패스 능력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한번에 풀어낼 수 있는 창의성을 갖고 있고, 수비적으로도 상대 공격수의 볼을 유연하게 뺏고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맨유가 계속된 기행에도 포그바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다. 포그바는 로멜루 루카쿠 등과 팀 분위기를 해쳤지만, 맨유는 포그바와 동행을 계속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맨유는 포그바를 포기했다. 포그바는 그렇게 맨유에서 '먹튀'로 전락했다. 맨유 팬들도 포그바라면 치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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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바는 결국 지난해 여름 자신이 세계 최고로 성장한 유벤투스로 복귀했다. 하지만 반등은 없었다. 계속해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적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던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도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무릎 반월판 부상이 겹치며, 사실상 잊혀진 선수가 됐다. 은퇴설까지 나왔다. 지난 시즌 막바지 복귀한 포그바는 10경기를 소화했지만, 대부분이 후반 교체였다. 경기력도 기대 만큼은 아니었다.
올 시즌 포그바는 절치부심했지만, 주전자리는 언감생심이었다. 포그바는 주전이 아닌 교체 멤버로 경기에 나섰다. 우디네세와의 개막전에서는 벤치를 지켰고, 이후 볼로냐, 엠폴리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됐다. 하지만 우디네세전 이후 진행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며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이탈리아 반도핑 재판소는 AFP 통신에 "우리는 도핑 검사 권고에 따라 포그바의 자격 정지를 선고했다.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조항 2.1, 2.2 위반에 대해 제재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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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대로 4년 자격 정지 처분이 내려질 경우 포그바의 선수생활은 끝이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30세다. 가뜩이나 몸상태가 좋지 않은만큼, 포그바가 4년간 컨디션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포그바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RMC 스포츠는 '포그바는 외인성 테스토스테론(남성 신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테스토스테론에 추가된 것) 섭취가 자발적이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 제품에는 테스토스테론 같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심각한 질병 치료를 위해 전문의 처방이 필요한 약물에는 포함될 수 있다. 포그바가 오랜기간 부상 치료를 받은만큼, 이에 대해 집중 조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지에서 반응은 썩 좋지 못하다. 그간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낭비했던 포그바가 갈데까지 갔다는 반응이 더 많다. 포그바 역시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은 듯 보인다. 때문에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최악의 경우 포그바가 은퇴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럴 경우 불명예 은퇴가 불가피해진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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