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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희와 페리 충돌의 진실. LG의 '과감했던 페리 카드'가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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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관희. 사진제공=KBL

LG 레지 페리.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SK와 창원 LG의 4강 시리즈는 플레이오프 농구 '백미'를 보여줬다.

LG가 3전 전패로 탈락했지만, PO 수준의 조직력과 치열함이 있었다. LG는 절대 에이스 아셈 마레이의 공백에도 빠르게 조직력을 정비하면서 2, 3차전 SK를 쉼없이 몰아부쳤다. 결국 1점 차로 SK가 모두 승리했지만, 명승부로 손색이 없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이관희의 '마네킹 발언'이었다.

이관희는 시리즈 직전 "SK에 수비수가 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한 명의 마네킹"이라고 '도발'했다. SK 역시 유쾌하게 반박했다. SK 전희철 감독은 '생산적 에너지'로 치환시켰다. 최원혁 최성원 오재현을 마네킹 1, 2, 3으로 부르면서 승부욕을 자극했다. 3차전이 끝난 뒤 SK 김선형은 "이관희의 마네킹 발언은 정말 좋게 봤다"고 했다. "자신이 마네킹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닌가"라는 농담섞인 질문에 "제가 수비에서 실수하니까, 팀원들이 마네킹 4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했다.

3차전 직전 LG 코칭스태프는 "이관희가 살짝 위축이 돼 있다"고 했다. 이관희는 "마네킹 발언은 후회하지 않는다. 단, 팀이 패하니까 약간 힘든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시리즈 전체로 이관희의 마네킹 발언은 마치 시리즈를 풍성하게 만든 '양념' 역할을 제대로 했다. 김선형이 "마네킹 발언에서 좋게 봤다"고 말한 핵심 이유다.

'건강한 신경전', '선을 넘지 않는 도발'은 흥미를 극대화시킨다. 이관희의 발언은 그런 역할을 했다.

하지만, LG의 특수한 상황과 얽히면서 이관희는 힘든 시리즈를 치렀다. 페리와의 충돌이었다.

LG는 마레이가 없는 상황에서 '위험한 도박'을 했다. 기량은 검증됐지만, LG와의 팀컬러에 맞지 않는 페리를 데려왔다. SK의 강력한 조직력과 김선형-워니의 원-투 펀치를 넘기 위해서는 해볼만 했던 '도박'이었다.

단, 23세의 페리는 너무 불안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비다. 여기에 스크린이 꼭 필요하다. 2대2 공격이 주축이고, 강력한 압박을 벗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전 세계 농구 '공통 언어'다.

그는 탁월한 공격력을 지녔다. 특히 미드 레인지 지역에서 1대1 페이스 업은 워니도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었다. 워니보다 빠른 스피드와 테크닉을 지녔고, 범핑 이후 공간을 만들면서 올려놓는 골밑 슛의 결정력도 높았다.

단, 수비가 너무 약했다. LG 측도 이 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더욱 뼈아픈 약점은 오프 더 볼 무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다. 3차전을 보면 스크린을 정상적으로 걸지 않았다. 제대로 된 동작이 아닌 '등 스크린'을 걸었고, 외곽 슈터들에게 찬스가 상대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2차전에서 페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관희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있었다.

LG 공격 패턴의 기본은 스크린에서 나오는데, 페리는 이 부분에서 소홀했고, 결국 승부처에서 이관희와 페리의 보이지 않는 충돌이 있었다. '위험한 도박'을 한 LG 입장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단, '마네킹 발언'과 더불어 페리의 충돌로 이관희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조금만 팀 상황을 들여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나온 쓸데없는 비판이었다.

3차전 경기 직전 조상현 LG 감독은 "페리가 많이 불안하다. 오전 훈련을 아프다는 핑계로 쉬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 페리의 가장 큰 단점은 게으름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LG 팀동료 커닝햄 역시 "돈을 받고 뛰는 상황인데, 저런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

3차전 패배 직후 조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페리도 타국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지만, 페리의 기본적 플레이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게 사실이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류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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