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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6개월' 기다린 장윤희의 감독 데뷔 "이젠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어요" [춘추 인터뷰]

주간관리자 0

-한국 U-18 여자 배구 대표팀 장윤희 감독, '2년 6개월' 기다린 데뷔 무대는 제14회 U-18 배구선수권대회
-"두 번째 U-18 대표팀 감독 선임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
-"배구는 한 선수가 잘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스포츠 아니다"
-"지도자 장윤희가 아닌 U-18 대표팀 선수들이 돋보여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 도맡고 있는 스태프 덕에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

 

한국 U-18 여자 배구 대표팀 장윤희 감독(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수원]

한국 U-18 여자 배구 대표팀이 다시 뛴다. U-18 대표팀은 6월 6일부터 13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제14회 U-18 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U-18 대표팀이 국제대회에 나서는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회를 손꼽아 기다린 인물이 있다. 한국 여자 배구 전설 장윤희 감독이다.

장 감독은 2020년 U-18 대표팀을 맡았다. 그런데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2년 동안 소집훈련만 3주 했다. 그렇게 2년이란 계약기간이 지났다. 코로나19 원인이었다.

아무것도 해본 것 없이 끝낼 순 없었다. 장 감독은 다시 U-18 대표팀 사령탑에 도전했다. 대한배구협회도 장 감독을 향해 신뢰를 보냈다.

장 감독은 "선수 장윤희가 아닌 지도자 장윤희로 인정받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춘추가 태국 출국을 하루 앞둔 장 감독을 만났다.

한국 U-18 여자 배구 대표팀 장윤희 감독 "두 번째 감독 선임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



한국 U-18 여자 배구 대표팀(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2020년 한국 U-18 여자 배구 대표팀을 맡았습니다. 코로나19로 1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2년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U-18 대표팀과의 계약을 연장한 겁니까.

U-18 대표팀을 맡고 딱 3주 훈련했습니다. 모든 국제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1경기도 치르지 못했죠. 2년 계약기간이 그대로 끝났어요. 대한배구협회는 2022년 절차에 따라서 새 감독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다시 지원했죠(웃음). 감사하게도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잘해야 합니다.

오래 기다린 첫 국제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U-18 대표팀은 6월 6일부터 13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제14회 아시아 U-18 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합니다.

애초엔 U-17 대회였습니다. 코로나19로 아시아선수권이 2년 연기되면서 U-18로 바뀌었죠. 고등학교 2학년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습니다. 2020년 3주간 함께했던 이들이 있어요. U-18 대표팀 모든 구성원이 실전에 굶주려 있습니다.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하고 있어요. 결승 진출을 목표로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모든 국제대회 일정이 취소된 지난 2년은 어떻게 보냈습니까.

2020년은 언제 재개할지 모르는 아시아선수권을 홀로 준비했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숨은 재능 찾기에 집중했죠. 지난해엔 중앙여자고등학교 배구부 감독을 맡았습니다. 그러던 중 다시 한 번 U-18 대표팀을 맡을 기회가 주어진 거예요.

두 번째 선임입니다.

기분이 남달랐어요. 2020년엔 제가 '무언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번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요.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장윤희는 이미 한국 여자 배구 전설 아닙니까.

지도자와 선수는 다릅니다. 선수 시절은 과거예요. 지금은 지도자 장윤희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명선수가 명장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요. 증명해야 합니다. 좋은 성적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들의 재능을 꽃피는 데 앞장서고 싶어요.

U-18 대표팀에서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건 장 감독이 유일합니다.

U-18 대표팀 모든 구성원이 국제대회를 경험할 기회가 없었죠. 이 부분이 가장 큰 걱정이긴 합니다. 아시아선수권은 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열리지 않았어요. 상대국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을 더해야 해요.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최대한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선수 시절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겁니까.

국제대회에선 어떻게 준비하고 실전에 나서야 하는지 알 방법이 없잖아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코치 시절(2016, 2017) 김연경과 함께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 시기를 많이 얘기해요. U-18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김연경은 꿈같은 존재니까. 준비 과정이 순탄하진 않지만 이걸 이겨내고 성과를 냈을 땐 얻는 게 아주 많을 겁니다.

"배구는 한 선수가 잘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스포츠 아니다"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U-18 대표팀 장윤희 감독(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코로나19 시대엔 국제대회만 취소된 게 아닙니다. 국내 대회도 열리지 못했는데요. 학생선수들의 훈련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U-18 대표팀 선수들의 몸 상태는 어느 정도입니까.

경기에 나설 몸 상태를 만들어 놓으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여럿 발생해 쉬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최소 10일에서 최대 한 달까지 쉬는 일이 빈번했어요.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배구를 그만둔 학생선수 많이 봤습니다. 이 시국에 운동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선 거죠. 안타까웠습니다.

아.

한창 운동해야 할 시기 운동량이 부족했던 건 사실입니다. 주변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태극마크를 단 이상 다 핑계입니다. 이겨내야 해요. U-18 대표팀은 고등학교 최고 선수가 모인 팀입니다. 다들 프로선수 못지않은 자기관리 능력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어요. 그런 선수들이 열심히 땀 흘리고 있습니다. 한 가지만 더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예요.

그 한 가지가 무엇입니까.

배구는 '팀 스포츠'입니다. 한 명이 잘한다고 해서 매번 이길 수 있는 종목이 아니에요. 팀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선수가 있습니다. 그 선수들이 서로를 도와야 해요.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동료가 채워갈 때 팀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12명이 하나로 똘똘 뭉치면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해요.

U-18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니 코트에서의 소통을 유독 강조하는 듯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원 팀'으로 가는 필수조건 중 하나가 '입'입니다. 입이 열려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어요. 동료가 보지 못하는 걸 빠르게 알려줘야 합니다. 상대가 어떤 준비를 하는지 이야기해주면 그에 맞는 대처가 가능해요. 선수들에게 항상 얘기합니다. 국제대회에선 매 경기 100%로 나설 순 없다고.

무슨 뜻입니까.

모든 선수가 100% 컨디션일 순 없어요. 누군가 컨디션이 최상이면 또 다른 이는 평소보다 안 좋은 몸 상태로 경기를 치러야 할 겁니다. 그런 걸 얘기해줘야 해요. 평소 컨디션의 80%인 선수가 있으면 동료들이 20%를 채울 수 있도록 말이죠. 그렇게 '원 팀'으로 뭉쳤을 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거예요. 서로를 믿고 나아가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장윤희 감독만의 소통 비법이 있습니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호랑이 선생님에 가까운 것 같아요(웃음).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줄수록 나태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선수들에게 엄하게 다가갈 때가 많죠. 누군가를 다그치면 그 선수를 꼭 찾아갑니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죠. 이런 시간이 쌓일수록 점점 더 끈끈한 팀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장윤희 믿고 함께하길 잘했다'는 소리 꼭 듣겠다"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는 장윤희 감독(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에서 선수, 코치를 경험했습니다.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있습니까.

많이 달라졌죠. 운동선수를 꿈꾸는 이는 새벽, 오전, 오후, 야간 하루 네 차례 운동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요즘 학생선수들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해요. 운동시간이 한정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체격 조건과 운동능력 등을 어느 정도는 타고 나야해요. 그래야 프로배구 선수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습니까.

과거엔 체격 조건이나 운동능력이 조금 부족한 이도 프로배구 선수가 될 수 있었어요. 감독, 코치 등이 강도 높은 훈련으로 끌고 간 겁니다. 이젠 아니에요.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합니다. 한국 배구 스타일이 점점 바뀌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바뀌는 겁니까.

한국은 과거 끈끈한 배구가 강점이었어요.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세계 강호와 맞섰죠.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개인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죠. 선수들의 힘과 높이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제가 운동하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예요. U-18 대표팀 선수들의 체격 조건만 봐도 깜짝 놀라요.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죠(웃음).

U-18 대표팀의 체격 조건이 어느 정도인 겁니까.

센터 선수들이 186cm입니다. 윙이 175cm죠. 많은 분이 "U-18 대표팀의 체격조건이 예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고 해요. 개인 기량도 확실히 좋다는 공통된 평가가 있습니다. 제가 잘해야죠(웃음).

네?

대표팀에 선수, 코치로 있을 때와 확실히 다릅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을 이끈다는 게 대단한 책임감으로 다가와요. U-18 대표팀 선수들과 제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모든 걸 쏟아내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지도자잖아요. 제가 아닌 우리 선수들이 돋보여야 합니다.

U-18 대표팀 선수들을 향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U-18 대표팀 선수들이 돋보일 수 있는 무대 만들어볼게요. 팬들에게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건 U-18 대표팀 선수들은 학생이란 겁니다. 프로가 아니에요. 부족한 게 보일 겁니다. 실수도 있을 거예요. 질책보단 따듯한 박수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학생선수에겐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주 큰 힘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꼭 담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어떤?

U-18 배구 대표팀엔 감독, 코치, 매니저, 트레이너, 전력분석관 등이 한 명씩 있습니다. U-18 대표팀은 고정된 훈련 장소가 없어서 몇 군데를 돌아다녔어요. 숙소에서 체육관까지 이동시간이 꽤 걸릴 땐 학생선수들의 컨디션엔 문제가 없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런 학생선수들을 철저히 챙긴 게 우리 스태프예요.

스태프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도맡고 계신 분들입니다. U-18 대표팀 선수들이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종일 뛰고 계셔요. 이분들이 없다면 국제대회 출전은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저는 U-18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부터 큰 신뢰를 받았어요. 지금은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무언가 해야죠. "장윤희를 믿고 함께하길 참 잘했다"는 소리 꼭 듣겠습니다.
 

 

기사제공 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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