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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로 변신한 양의지, 김태형 감독의 걱정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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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재현 기자] “위험부담을 안고 쓰는 거지.”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31)의 올 시즌 타격감은 절정에 달해 있다. 7일까지 시즌 타율은 0.401(202타수 81안타), 12홈런, 38타점. 규정 타석을 소화한 리그 내 전체 선수들 가운데 KIA의 내야수 안치홍(0.401)과 더불어 리그 내 둘뿐인 4할 타자다. 포수라는 체력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적이라 더욱 높이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양의지는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나서는 일이 잦다. 최근 9경기에서 3경기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당초 체력 안배는 물론 선수의 타격감을 유지해주기 위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복안으로 여겨졌는데, 알고 보니 김 감독의 견해는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대체 선수들의 타격 부진이 양의지의 지명타자 이동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양의지를 쉬게 하려고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것은 아니다. 박건우나 오재일의 타격감이 워낙 떨어져 있어, 최근 흐름이 좋은 양의지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타자마저 공석인 가운데, 타선의 폭발력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어쩔 수 없이 내렸던 고육지책인 셈이다.

다행히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지명타자로 나선 최근 3경기에서 양의지의 타율은 0.417(12타수 5안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불방망이는 연신 불을 뿜고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위험부담’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걱정이 앞선다. 양의지의 타격감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보다는 양의지의 지명타자 배치가 포수전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을 걱정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의 지명타자 배치는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사실상 박세혁 홀로 백업 포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셈이다. 위험부담을 안고 양의지를 지명타자로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의 적응 혹은 박건우, 오재일 등의 반등이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다고 해도 양의지의 지명타자 배치는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

사진=OSEN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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