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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믿지 마세요…퇴출 1순위라더니 MVP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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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2021년 3월 22일 시범경기에 등판했던 당시 모습.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오는 4월 1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KBO 리그. 지금은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항상 시범경기를 할 때마다 드는 의문 하나. 과연 시범경기 성적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현재 시범경기 1위는 LG와 삼성이 나란히 6승 2패로 공동 선두에 위치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1승 6패 1무로 최하위에 머무르는 중이다.

과연 시범경기에서의 상승세는 정규시즌으로 이어질까. 반대로 시범경기에서 부진하면 그 여파가 정규시즌에도 계속된다고 봐야 할까.

역사는 말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범경기 역사상 가장 많이 1위를 차지한 팀은 롯데였다. 롯데는 무려 11차례나 시범경기 1위를 달성했지만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여전히 1992년으로 남아 있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도 있다. 때는 2021년 3월 22일 잠실구장. 당시 두산과 한화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는 아리엘 미란다. 그런데 미란다는 1회초에만 볼넷 5개를 허용하면서 제구 난조에 시달리더니 결국 ⅔이닝 만에 7실점을 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고도 제구가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1회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가 된 미란다는 "외국인선수 퇴출 1순위가 아니냐"는 걱정 속에 시즌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니 미란다는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모했고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함과 동시에 탈삼진 225개로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까지 작성하면서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하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줬다. 시범경기만 해도 '퇴출 1순위'로 꼽혔으니 이것이 야구의 묘미가 아닐까.

공교롭게도 시범경기에서 미란다를 두들겼던 한화는 화려한 수비 시프트로 주목을 받으며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 돌풍을 일으켰는데 막상 정규시즌이 되니 최하위로 주저 앉으면서 반전을 일으키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시범경기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각 팀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한편 각종 테스트를 통해 정규시즌을 대비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기간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윤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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