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뉴스/이슈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바닥을 쳤다. 우린 올라갈 일만 남았다” [V리그 개막특집]

조아라유 0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오른쪽)과 선수들이 최근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연습경기 도중 짧은 팀 미팅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화재 배구단

 


36경기를 치렀다. 그 중 11승을 챙겼다. 승점도 36점. V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 횟수(8회)를 자랑하며 한 시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배구 명가’ 삼성화재는 그렇게 지난 시즌 최하위(7위)에 머물렀다. 표현 그대로 바닥을 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삼스럽진 않다.

최근 수년간 삼성화재는 순위표 하단에 머물렀다. 2018~2019시즌 4위를 시작으로 2019~2020시즌 5위, 2020~2021시즌 7위, 2021~2022시즌 6위였다. 지난 시즌 또 한번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삼성화재의 원년 멤버로 지난해 4월 지휘봉을 잡은 김상우 감독(50)에게는 더없이 치욕스러운 시간이었다. 숱한 영광을 경험했기에 아픔도 더 컸다. 비시즌 훈련이 진행된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김 감독은 “외부(해설위원·대학 지도자)에서 바라본 삼성화재는 어려워 보였다. 감독직을 제안 받고 많이 고민했다. 정말 심각하더라. 왜 이렇게 됐는지 깊이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급격히 팀이 하향세를 그리는 데는 이유가 있고, 삼성화재의 경우 위축된 투자와 몸집 줄이기가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를 김 감독이 해결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다만 선수들에게는 한 가지를 주문했다. 위기의식의 공유다. 김 감독은 “책임감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 지금의 상황을 뒤집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가져야 한다. 함께 할 때 팀은 강해졌다. 실력은 조금 뒤질지언정 근성과 기질만큼은 뒤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어떤 메시지를 전했는지.

“‘잊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열심히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바닥을 쳤다. 다행히 더 내려갈 곳은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했다. 단, 뼈저린 반성과 내일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우선이다. 나와 팀원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웠을 것 같다.

“내 친정이다. 어려우리란 생각은 했는데 막상 결과를 받자 너무 괴롭더라. 꿈과 의지를 갖고 도전했는데 (LIG손해보험~우리카드에 이은) 프로 3번째 사령탑 첫 시즌은 참담했다. 쓰러지기 직전의 가슴 답답함도 느꼈고, 악에 받쳤던 기억도 있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프리시즌 훈련이 한창인 경기도 용인의 STC에서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화재 배구단

 



-삼성화재 감독이라 더 책임감을 가졌나?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6전패를 당했다. 승점을 17점이나 내줬다. 현대캐피탈이 ‘봄배구’에 올라가는 데 우리가 크게 힘을 보태줬다. 이 점이 특히 부끄러웠고 고통스러웠다. 올드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문제점은 파악됐나?

“에이스의 부재가 뼈아팠다. 배구는 단체종목이면서도 굉장히 개인적 종목이기도 하다. 상대의 공격을 막을 뿐, 공격 상황을 차단할 수 없다. 점수를 내지 못하고 쉽게 내주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경기가 흐를수록 우리가 상대에 말리는 패턴이 자주 있었다. 7~8명 이상 정리했다. 새 분위기를 위해 재창단에 가까운 스쿼드 개편에 나섰다.”

-외국인선수 요스바니와 아시아쿼터 에디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팀의 지난 시즌) 모든 공격지표가 부족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요스바니는 양쪽을 모두 책임질 수 있고, 몽골 출신 에디는 내가 대학(성균관대)에서 함께 한 선수다. 다듬어지지 않아 범실은 늘어날 수 있는데, 높이도 좋고 공격 결정력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웃사이드 히터 박성진과 꾸준히 제 몫을 하는 김정호, 미들블로커 김준우 등 젊은 에너지와 시너지도 지켜볼 만하다. 수비불안은 안고 가야 하나 초반을 잘 버텨내면 뭔가 성과가 있을 것이다.”

-컵대회 준우승도 인상적이었다.

“누군가 그랬다. 삼성화재는 (대표팀에) 빠진 선수들이 없어서 할 만하지 않았느냐고. 내가 대답해줬다. ‘빠질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고.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 팀 컬러가 조금 나왔다. 좌우와 중앙까지 다양화된 패턴 플레이를 보였고, 투쟁심과 단단한 조직이 나타났다. 빠르고 매끄러운 플레이로 우리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한 번의 계기가 필요하다. 치고 올라가면 노는 물이 달라진다.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정신력이 살아 숨쉬고, 잠재력을 끄집어낼 수 있다.”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리듬과 템포다. 개인기량이 조금 부족하면 전술적으론 유연했으면 한다. 빠르면서도 연계 플레이, 모든 부분이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한다. 코트에선 위축되지 않고 대차게 악착같이 덤벼야 한다. 결과도 중요하나 강한 기질이 우선이다.”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나는 굴곡이 참 많은 선수였다. 그 굴곡이 언젠가 빛을 발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배구에서 항상 진심이었고, 진지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처음 지도자의 길에 입문했을 때는 내 방향이 옳은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적어도 한결같이 배구를 대했던 것은 자부한다. 우리는 정상권이 아닌 재도약을 꾀하는 팀이다. 더 부딪히고 도전하겠다. 못할 것이 없다.”





 

기사제공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 , , , , , , , , , , , , , , , , , , ,

0 Comments
번호 제목
Stat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