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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장어덮밥’ 고양캐롯 감동, 한 번이면 족하다[기자수첩-스포츠]

조아라유 0

모기업 재정난 속 급여도 밀린 채 기적에 가까운 4강 PO 진출 달성
어려운 구단 사정 파악한 홈 팬들, 음식까지 지원하며 뜨겁게 응원
KBL, 팀 존폐·리그 파행 우려 없도록 가입 잣대 엄격 적용해야

 

고양캐롯 ⓒ 뉴시스

 

 

 

[데일리안 = 김태훈 기자] “(팬들이 보내준)장어덮밥을 앞에 두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모기업 재정난 속에 식비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은 고양캐롯 팬들의 ‘음식 지원’을 받고 울컥한 김승기 감독의 말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양캐롯의 창단 첫 시즌은 어찌됐든 감동적으로 마무리됐다. 고양캐롯은 지난 19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5위' 자격으로 PO에 진출한 고양캐롯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강팀 안양KGC를 상대로 투혼을 불살랐다.

1차전에서는 최다점수차 패배(43-99) 굴욕도 뒤집어썼지만 “그냥 죽지 않는다”는 김승기 감독 말대로 2차전에서 3점슛 13개 꽂으며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홈팬들 앞에서 치른 3차전에서는 1쿼터에 3점슛을 몰아넣어 15-0까지 앞섰지만, 6강 PO 5차전 혈전 여파로 체력적 한계를 드러내며 역전패를 허용했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고양캐롯 선수들은 벼랑 끝에서 맞이한 4차전에서도 졌지만, 홈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고양캐롯의 창단 첫 시즌은 기대와 달리 눈물과 짜증이 뒤섞인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데이원자산운용이 2021-22시즌 종료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탄생한 고양캐롯점퍼스는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을 공동 대표이사로 세우고,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했다.

부푼 꿈과 달리 리그 참가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지난해 6월 KBL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 과정에서 자금 및 운영 계획 등의 자료가 부실해 승인이 한 차례 보류됐다. 모기업은 당찬 포부와는 달리 부실한 운영과 지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BL 가입금이 미납됐고, 선수단 급여가 체불됐다. 관중 수입은 인수대금으로 지불하기 바빴다.



고양캐롯 ⓒ 뉴시스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도 모기업 탓에 PO 진출권 박탈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 몰릴 뻔했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하루 앞두고 가까스로 납부, 6강 PO는 정상적으로 치르게 됐다.

어렵게 따낸 6강 PO 자격을 박탈 당할까봐 가슴 졸였던 팬들은 애달픈 고양캐롯의 봄농구를 응원했다. 고양캐롯 선수단은 죽기살기로 처절하게 뛰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팬들을 보며 팀을 살리기 위해 몸을 내던졌다. 그런 선수들에게 팬들은 고양체육관으로 장어 덮밥, 치킨, 커피 등을 보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올 시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팬들의 눈물 젖은 응원을 꼽는다. 경기 종료 후 코트를 떠나지 못하는 팬들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해주며 힘겨웠던 한 시즌을 마쳤다.

이런 감동은 한 번이면 족하다. 감동은 감동이고 잣대는 더 날카롭고 엄격하게 세워야 한다. 고양캐롯은 창단과 가입 심사 과정부터 신뢰와 거리가 멀었다. 다시는 이런 애달픈 봄이 오지 않도록 KBL은 더욱 철저하게 운영 주체의 자격을 심사하고 검증해야 한다. 팬들에게 명승부가 주는 박진감이 아닌 팀의 존폐를 걱정하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기사제공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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