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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꽃길 아니어도 괜찮아"…김해란이 보여준 리베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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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주장이자 주전 리베로인 김해란이 더 나은 2018년을 꿈꾸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매 순간 쉽지 않았다."

여자 배구를 대표하는 리베로 김해란(34·흥국생명)은 매 경기마다 코트에서 몸을 던지는 허슬플레이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려운 공들을 다 받아내 팬들로부터 '미친 디그'란 별명을 얻었지만, 반대로 아쉬움도 있다. 코트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공격수들에 비해 수비 전문선수인 리베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 14년 차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해란이지만 2017년이 되어서야 배구 인생 최초로 자신의 선택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해란은 여자 리베로 최초로 연봉 2억원 시대를 열며 인삼공사에서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실제로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남자부의 여오현(현대캐피탈) 리베로가 있다면 현재 그가 걷는 길이 V리그 여자부 리베로의 역사다. 그는 V리그 통틀어 최초로 1만수비 성공(1만2085개)을 비롯해 8000디그(8139개)를 작성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았다.

직접 선택한 길이었지만 흔히 말하는 '꽃길'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팀에서 주장을 맡고 후배들을 이끌었지만 마음먹은 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다보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흥국생명은 4일 현재 5승12패(승점 19)로 6개 팀 중 5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흥국생명 훈련장에서 만난 김해란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해서 팀에 온 것이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먹은 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도 컸다. 의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해란은 실망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묵묵히 땀 흘리며 인정받았던 것처럼 한 발 더 뛰면서 다시 반등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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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팀 동료들과 함께한 김해란(둘째 줄 가운데). (김해란 제공). © News1

 

 

◇ 쉽지 않았던 새 팀 적응기 

2017년 5월 흥국생명과 계약을 맺은 김해란은 이제 새로운 팀에 온지 반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 김해란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흥국생명에 오고 주장까지 맡았는데, 완벽하게 선수들과 녹아들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너무 잘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스스로 부담이 많았던 것 같다. 내가 갖고 있던 짐을 내려놨고, 선수들도 이제는 믿고 따라와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도 이야기 해줬다. 김해란은 지난달 한 언론사에서 선정한 V리그 여자부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정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김해란은 "상을 받으면 다 기분이 좋지만 동료들이 뽑아준 것이라 기분이 더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상금을 아낌없이 팀 동료들에 쐈다. 다함께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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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팀에 순조롭게 적응 중인 김해란(왼쪽 두 번째). © News1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김해란은 "처음에는 (날 뽑아준)전 구단에 다 쏠까도 생각을 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웃었다. 결국 김해란은 자신을 뽑아줬던 선수들에게 소정의 커피 쿠폰을 전달했다.

김해란은 "흥국생명에 오기까지 어려움도 있었고, 고민도 컸는데 이제는 한 팀이 된 느낌이다. 나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리베로가 더 인정받을 수 있기를 

김해란은 지난달 14일 인천 현대건설전(3-0 승)에서 V리그 최초로 8000디그를 기록했다. 하지만 디그는 5000개 외에는 별도의 기준기록상이 없기 때문에 KOVO 차원에서의 시상은 없었다. 

김해란은 "공격수들의 경우 서브 득점, 블로킹, 공격 성공 등 기준기록상이 엄청 많은데 리베로는 디그 5000개와 수비 성공 5000개, 1만개가 끝"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늘 있다. 날 위해서가 아니라 후배 리베로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많은 기준기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FA 이적 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김해란은 "프로는 연봉이 자존심"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후배 리베로들이 더 많은 돈을 받고, 지금보다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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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오른쪽 두 번째)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해서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News1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김해란은 최근 팬들의 투표로 선정된 V리그 올스타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해란은 "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며 "이번 올스타전에도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해란은 지난 시즌 '플로터 서브 콘테스트'에 참가, 놀라운 서브 정확도를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올스타전을 앞두고 작정하고 연습하고 나갔었다"고 미소 지은 뒤 "이번에도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 좋은 지도자를 꿈꾸는 김해란

지난 시즌 은퇴의 기로를 놓고 고민했던 김해란은 새롭게 FA 계약을 맺으며 당분간 현역 생활을 지속하게 됐다.

김해란은 "일단 새로운 팀에 왔기 때문에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갖춘 그는 더 나은 미래도 꿈꾸고 있다. 김해란은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처럼 좋은 여성 지도자가 되길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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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에서 여성 사령탑 성공시대를 연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김해란은 "나중에 현역 생활을 마친다면 당연히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라며 "박미희 감독님에게도 이야기를 드렸다. 후배들을 가르치는 것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해란은 사령탑인 박미희 감독에 대한 존경심도 나타냈다. 

그는 "박 감독님께서 힘들게 길을 잘 닦아 놓으신 덕분에 이도희(현대건설) 감독님도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다"며 "나도 그렇고 훗날 여성 지도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후배들도 은퇴 후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보냈던 김해란은 무술년 새해 소망으로 건강을 첫째로 꼽았다. 

김해란은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팀이 잘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더 기쁠 것 같다. 분명 아직 늦지 않았다. 모두들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지금처럼 즐겁고 재미있게 배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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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주장이자 주전 리베로인 김해란이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 © News1

 

 

기사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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