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80km' 38호 대포 쾅+36-37호 도루 수확…'40-40클럽' 임박! 부진 속 LAD 최초 기록도 작성한 오타니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38호 홈런을 폭발시키고, 2개의 도루를 추가하면서 40-40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저스 구단 최초의 기록을 탄생시켰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이번달 정말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오타니다. 18일 경기 전까지 오타니는 14경기에서 10안타 10타점 8득점 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등 타율 0.164 OPS 0.671로 허덕임이 이어졌다.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10개의 안타 중 홈런이 무려 5개였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 역대 5명 밖에 없는 40홈런-40도루라는 위업을 향해 나아가는데는 큰 걸림돌이 없었다.

살아날 듯 살아나지 않는 타격감 속에서 오타니는 18일 다저스 구단 최초 기록을 탄생시켰다. 오타니의 존재감은 경기 초반부터 빛났다. 오타니는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세인트루이스 선발 안드레 팔란테와 무려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루 베이스를 훔치면서 시즌 36호 도루를 완성, 이후 무키 베츠의 진루타로 3루 베이스에 안착한 뒤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행운이 따랐다. 팔란테를 상대로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낮게 떨어지는 너클 커브에 헛스윙을 한 오타니는 폭투가 일어난 사이 1루를 향해 내달리며 낫아웃 삼진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다시 한번 2루 도루에 성공하며 37호 도루를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의 출루는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으나, 40-40클럽에 가입에 3홈런과 3도루만 남겨두게 됐다.

두 개의 도루를 쌓은 가운데 오타니가 다저스 구단의 역사를 쓴 것은 세 번째 타석이었다. 오타니는 1-3으로 근소하게 뒤진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팔란테를 상대로 1B-1S에서 3구째 너클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놓치지 않았다. 마치 너클커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방망이를 휘두른 오타니의 타구는 111.9마일(약 180.1km)의 속도로 뻗어나간 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이 홈런으로 두 가지 기록이 굵직한 기록이 탄생했다. 미국 팟캐스트 '인사이드 더 라빈'에서 진행을 맡고 'ESPN'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블레이크 해리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다저스 구단에서 홈런과 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8번째 경기를 펼치게 됐는데, 이는 다저스 구단 신기록으로 연결됐다. 이제 남은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동시에 만들어낼 경우 매 경기가 새로운 역사로 이어지게 됐다.

게다가 일본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 24개 구단, 다저스로 이적한 뒤 남은 6개 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7시즌 만에 일본인 출신 역대 최초로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오타니는 마지막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감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타니가 쏘아 올린 한 방, 한 방이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40-40클럽까지 2홈런-3도루만을 남겨두게 됐다.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이른 타이밍에 40-40클럽에 가입한 것은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의 147경기. 오타니는 이날 121경기 만에 38홈런-37도루의 고지를 밟았다. 현재 페이스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모습이지만,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하더라도 가장 빠른 속도로 40-40의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