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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1st] '팀 잘 만난' 정우영, 드리블 압박 없이 장점만 살리며 '상위권팀 주전 공격수'로 돌아가는 중

조아라유 0
정우영(우니온베를린). 게티이미지코리아
 


정우영이 잘 하는 것부터 충실하게 해낼 수 있는 우니온베를린에서 빠르게 부활하고 있다.

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안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를 가진 우니온베를린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2-1로 승리했다. 우니온이 3승 2무 1패가 됐고, 도르트문트는 3승 1무 2패가 되면서 우니온이 오히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갔다.

우니온은 무려 5시즌 연속으로 착실하게 성적을 개선하는 우상향 곡선으로 2부 중위권에서 1부 상위권까지 올라갔던 팀이다. 2017-2018시즌 2.분데스리가(2부) 8위였던 팀은 이후 2부 3위로 승격, 1부 11위, 1부 7위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참가권 획득, 1부 5위로 UEFA 유로파리그 참가권 획득, 1부 4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UCL) 참가권 획득까지 단 한 번도 성적 하락 없이 계속 올라갔다. 그러다 지난 2023-2024시즌 UCL을 병행한 것이 독으로 작용해 15위로 추락, 간신히 잔류했다.

유럽대항전 없이 다시 시작한 우니온은 이번 시즌 좀 더 실속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정비하고 보 스벤손 감독도 선임했다. 그 과정에서 정우영을 영입했다.

도르트문트를 꺾은 경기에서 이번 시즌 우니온의 팀 컬러가 잘 드러냈다. 우니온은 강한 압박으로 도르트문트가 정신 차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도르트문트가 주중 UCL 경기를 소화하고 오느라 체력이 소진돼 있는 틈을 파고들어 체력전 양상으로 밀어붙였다. 지난 시즌 UCL을 병행하느라 고생했던 우니온은 직후 주말 경기가 얼마나 힘든지 몸으로 알고 있었다.


정우영. 서형권 기자
 


우니온의 강한 압박에 당한 도르트문트 후방은 제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독일 대표팀 주전급인 센터백 니코 슐로터베크와 미드필더 파스칼 그로스는 모두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날 전반전 패스 성공률은 슐로터베크 79%, 그로스 80%로 평소보다 훨씬 낮았다. 심지어 좌우 풀백은 모두 70%가 안 됐다. 그만큼 우니온의 압박이 강했다. 그 결과 2골을 넣으며 빠르게 앞서갈 수 있었다.

압박 축구의 중요한 부품으로 쓰인 정우영은 동료들과 함께 성실하게 수비조직을 형성하고, 공을 빼앗기자마자 게겐프레싱을 하면서 우니온의 경기 콘셉트를 실현시켰다.

이런 역할은 앞선 소속팀 프라이부르크에서 한창 잘 나갈 때도 맡았던 것이다. 정우영은 바이에른뮌헨 2군 시절까지 테크니션의 면모도 있었지만 프라이부르크에서는 강한 압박을 중시하는 팀 전술에 맞춰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 기여하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2021-2022시즌 리그 32경기에 출장해 선발로 뛴 경기 대부분 후반전에 빠질 정도로 체력을 아낌 없이 소진했다. 격렬한 압박과 더불어 리그 5골 2도움으로 공격포인트도 올렸다.

하지만 프라이부르크는 2022-2023시즌 좀 더 드리블과 개인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을 기용하기 시작했는데, 정우영은 이 변화 와중에 출장시간이 확 줄어들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우니온에서는 정우영이 드리블 돌파를 할 필요가 없다. 도르트문트전은 정우영뿐 아니라 팀 전체 드리블 성공이 아예 없었다. 시도 횟수도 도르트문트의 절반 이하였는데 그마저 모두 실패했다.


정우영(우니온베를린). 우니온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날만 그랬던 게 아니다. 우니온은 드리블 성공 횟수가 리그 18팀 중 16위로 최하위권이다. 경기당 4.8회는 드리블 돌파가 가장 많은 바이에른뮌헨의 13.0회에 비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즉 우니온은 팀 콘셉트 자체가 특정 선수의 드리블 돌파보다는 패스와 압박을 통해 공간을 창출하고, 그 공간으로 공을 몰고 전진하는 것을 중시한다. 정우영이 윙어라고 해서 상대 풀백을 일대일로 제쳐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필요가 없다.

정우영이 프로에서 가장 잘 했던 플레이를 다시 보여주면서, 유소년 시절의 개인기술은 여기에 차근차근 되살려가는 게 가장 자연스런 수순이다. 그러기 위해 우니온은 딱 맞는 팀이다.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하는 우니온에서 일단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 매주 1경기 패턴으로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받으며 뛸 수 있다. 정우영의 많은 활동량을 매 경기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명문 바이에른으로 진출한 유럽파 2선 자원으로 큰 기대를 받아 왔지만 지난 2년간 고생을 많이 했던 정우영은 베를린에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우니온베를린 홈페이지 캡처
김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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