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9일 광주 서구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5세트에서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실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올 시즌 정규리그 전초전 격인 '2024년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첫 경기에서 만년 꼴찌 페퍼저축은행과 지난 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의 주인공 현대건설이 맞붙는다. 언뜻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아 보이지만, 3년간 힘을 키운 페퍼저축은행이 반격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두 팀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열리는 여자부 컵대회는 페퍼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의 맞대결로 포문을 연다.
이날 경기 관건은 페퍼저축은행이 어떤 변화를 선보일지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해인 2021~2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꼴찌를 면치 못했다. 창단 후 첫 시즌에 3승28패(승점11)로 참담한 성적을 기록한 데 이어 2022~23시즌에는 5승31패(승점14점)로 당시 6위 IBK기업은행(승점 48)과의 승점 차가 무려 34점까지 벌어졌다.
지난 시즌에는 5승31패로 승점을 17점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6위 한국도로공사(승점 39)와 승점 차가 22점에 달했다. 더구나 이때는 선수단 내 괴롭힘 문제까지 불거지며 더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페퍼저축은행이 영입한 아시아쿼터 장위(왼쪽, 중국)와 장소연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배구계에선 "페퍼저축은행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3년간 만년 꼴찌를 하면서 계속 신인 드래프트 우선지명권을 챙겨온 덕에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해왔고, 특히 올해는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최대어로 꼽힌 장위(중국)를 1순위로 지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 196㎝의 장위는 이번 트라이아웃이 열리기 전부터 여러 팀이 욕심 냈던 선수로, 장신에서 나오는 높은 타격과 블로킹, 속공, 서브 등 기술이 전반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흥국생명의 주전 세터 이원정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데 이어 FA시장에서 리베로 한다혜,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 미들블로커 임주은 등을 영입하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장소연 감독도 줄곧 '소통과 원팀'을 내세우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창단 후 프로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 페퍼저축은행엔 지난 3년이 그랬던 것 같다"며 "올해는 그간 쌓아온 내공을 폭파시키며 빠르게 치고 올라올 것으로 보여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