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의 클러치 본능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팀 역전승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한 방을 또 한 번 때려냈다.
이정후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지난 3일 콜로라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 생산에 성공했다. 시즌 타율은 0.314에서 0.312(125타수 39안타)로 소폭 하락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6-3 역전승을 이끌고 기분 좋게 하루를 마감했다.
이정후는 이날 게임 초반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첫 타석에서 콜로라도 선발투수 브래들리 블라록에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블라록의 초구부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88마일(약 142km/h)짜리 컷 패스트볼을 받아쳤지만 파울이 됐다. 이어 2구째 82마일(약 131km/h)짜리 커브를 공략한 결과도 좌익수 뜬공이었다. 배트 중심에 정확한 컨택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블라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끌려가던 4회말 무사 1루 찬스에서 3루수 땅볼을 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후는 3루수 땅볼을 친 뒤 1루까지 전력질주, 겨우 더블 플레이를 막아냈다.1 주자 아다메스는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81마일(약 130km/h)짜리 커브에 또다시 타이밍을 뺏긴 게 문제였다.
이정후는 주루 과정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본헤드 플레이까지 나왔다. 후속타자 맷 채프먼의 좌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때 미처 1루로 귀루하지 못하면서 아웃됐다.
이정후는 대신 샌프란시스코가 1-3으로 뒤진 6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침묵을 깼다. 콜로라도 우완 제이크 버드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내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원 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온 94마일(약 151km/h)짜리 싱킹 패스트볼을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이정후는 이날 콜로라도와의 게임까지 2025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2홈런 16타점 OPS 1.079로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표본이 많은 건 아니지만 페넌트레이스 초반 찬스에서 좋은 타격을 해주고 있다는 건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신호다.
이정후는 빅리그 데뷔 시즌을 치른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0.231(23타수 6안타) 6타점에 불과했다. 시즌 전체 타율도 부상 여파 속에 0.262(145타수 38안타)로 높지 않았지만 찬스에서는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빅리거 2년차를 맞은 2025 시즌에는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5월 4일 현재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내셔널리그 타자들 중 득점권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린다.
현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득점권 타율 1위는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다. 저지는 득점권 타율 0.538(26타수 14안타) 3홈런 21타점 OPS 1.575의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정후는 오는 5일 새벽 5시 5분 콜로라도를 상대로 3경기 연속 안타와 멀티 히트에 도전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