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불공평한 일 할거야"→결국 벤치라는 뜻, PSG 감독 제대로 확인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 시절 월드컵 도중 개인 방송을 할 정도로 달변인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이강인 관련 질문을 받자 특유의 화법으로 적지 않은 시간 설명을 늫어놓았다.

엔리케 감독의 생각은 확고하다. 이번 시즌 선발 명단을 두고 만족할 선수는 없을 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이강인은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정도로 쓰겠다는 생각이기도 했다.

당분간 이강인을 교체로 투입하는 빈도가 늘어날 거라는 게 이강인에 대한 엔리케 감독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주요 경기에선 조커로, 조금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에선 주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다고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비롯한 백업 선수들이 이를 통해 주전 경쟁 의지를 갖길 바라고도 있다.

 

PSG는 오는 22일(한국시간) 오전 4시 프랑스 랭스 스타드 오귀스트 들롱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5라운드에서 스타드 랭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현재 PSG는 승점 12로 리그 선두, 랭스는 승점 7로 리그 6위에 자리잡고 있다.

경기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엔리케 감독은 자신의 선발 명단 구성 기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현지 언론이 엔리케 감독에게 선발 구성 기준을 물은 이유는 지난 지로나FC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이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하지 않기 때문인 게 크다. 이강인이 출전할 때마다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으며 A매치 브레이크에서도 한국 대표팀 공격을 이끌 만큼 일취월장하는 중이다.

 

이강인은 지로나전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가 후반 18분 비티냐와 교대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페인에서 10년 넘게 생활했던 이강인은 투입되자마자 적진을 휘저었다. 그전까지 답답했던 PSG 공격은 이강인의 교체 투입 직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PSG 공격이 이강인 투입 이후로 확 달라졌고 외신에서도 이를 칭찬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 점을 설명하면서 이강인의 클래스를 칭찬했고, 그러면서도 그가 왜 주전과 백업의 경계선인지를 설명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이강인은 지난주 브레스트와의 경기에서 에릭 로이 감독의 칭찬을 받았지만 지로나전에서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교체 선수에게 잔인할 수 있는 이 선택을 좋게 평가한다. 베스트 일레븐에 들 수 있는 수준을 보유한 여러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RMC 스포츠'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결국 내가 하는 일은 부당한 일이다. 지로나를 상대했던 그날 출전한 16명의 선수들이 모두 선발 출전할 자격이 있었지만, 11명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나는 시즌 내내 부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엔리케 감독은 또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나햐면 그것이 모두가 준비돼 있고, 모두가 높은 수준에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엔리케 감독은 "아름답든 아름답지 않든, 그것이 PSG 감독의 일이다. 지로나전이 5~6명에게 불공평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게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엔리케 감독의 발언은 고통스럽지만 당분간 자신의 선수 기용 철학을 유지하겠다는 뜻올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강인의 클래스를 높게 산 것은 분명하다.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들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RMC 스포츠'는 "마지막으로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능력을 칭찬했다"며 엔리케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추가로 전했다.

다만 엔리케 감독이 왜 이강인이 주요 경기에서 후보일 수밖에 없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이강인은 일단 챔피언스리그 다음 경기인 이번 랭스와의 원정 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 대한 부가 설명을 하긴 했다. 자신이 뽑은 선수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는 "이강인은 내가 오기 전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며 "난 그를 라리가에서 잘 알고 있었다. 이강인은 특별하고, 뭔가 다른 걸 갖고 있다. 이강인은 우리 팀의 방식에 잘 맞고, 공 소유 여부를 떠나 영리하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다재다능하며, 신체적으로도 강하고 기술도 좋다. 나는 이강인이 있어서 기쁘다"며 자신이 찍은 선수는 아니지만 실력 만큼은 좋다고 호평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여러 차례 이강인을 칭찬한 적이 있다. 대표적인 코멘트가 "이강인은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이강인은 배고픔이 있는 선수"라는 말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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