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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은 KBL 역대 최고급이었지만…

조아라유 0

KBL 외국인선수 열전④ 워렌 로즈그린

 

 



간혹 하이라이트 영상만 놓고보면 역대급 플레이어로 착각할 수도 있는 선수가 있다. KBL 외국인 역사에서 개성있는 캐릭터로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고있는 ’점프맨‘ 워렌 로즈그린(50‧190cm)역시 그런 유형이었다. ’점프력을 앞세운 덩크슛 만큼은 NBA에서도 상위권이다‘는 말이 나올만큼 파워풀하고 탄력넘치는 공중 플레이가 돋보였던 선수였다.

로즈그린은 실제로는 190cm도 안될 것이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단신이었다. 하지만 국내리그 기준 포지션은 파워포워드였다. 작은 신장을 커버할만큼 점프력이 엄청난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그를 지켜본 선수나 팬들은 하나같이 ’절대 가드나 스윙맨을 볼 수가 없는 선수다‘고 입을 모은다. 쉽게말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골밑 위주로 플레이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일단 로즈그린은 덩크슛만 놓고보면 같은 외국인선수들마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탑 오브더 탑이다. '덩크 머신'이라고 불린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틈만나면 덩크슛부터 노렸다. 제 1공격옵션이 덩크슛이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포스트 인근에서 패스를 받아 덩크 기회가 생기면 망설이지않고 뛰고봤다.

스텝이 딱히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순발력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수비수 옆을 스치고 지나가 조그만 빈틈을 뚫고 덩크슛을 때려박았다. 그래도 제켜지지 않거나 또 다른 선수가 골밑에서 막아서면 아예 더 높이 뛰어서 상대 머리 위에서 인유어 페이스를 시도했다. 당시 최강의 '트윈타워'로 불리던 현대(현 KCC) 파워 콤비 로렌조 홀, 조니 맥도웰을 상대로도 중앙을 뚫고들어가 슬램덩크를 찍어버릴 정도였다.

신장에 비해 리치는 긴 편이었던지라 동료가 시도한 슛이 실패해 상대가 리바운드를 잡으려고하면 흡사 만화 캐릭터 가제트처럼 뒤에서 팔을 쭉 뻗어 팁인덩크를 성공시켰다. 일단 로즈 그린이 뛸 공간을 주면 덩크슛 성공률은 매우 높았다. 동료의 3점슛이 실패해도 과감하게 달려들어가 덩크슛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2~3명 사이에서 덩크슛을 터트리는 것은 그냥 기본이었다.

압도적인 점프력을 가진 선수답게 실제 경기에서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나 볼법한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물론 자신이 뛰었던 2시즌 동안 참가했던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도 그의 독무대였다. 높이뛰면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잃지않았고 창의적이기까지 했다. 거기에 단단한 근육질 몸을 증명하듯 덩크슛 하나하나에도 힘이 넘쳤다.

초창기 덩크슛으로 유명한 또 다른 선수로는 ’에어 워커‘로 불린 제럴드 워커도 있었지만 둘을 놓고 비교해도 파워라는 옵션까지 기본적으로 장착했던 로즈그린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이들이 많았다. 농구의 꽃으로 불리는 덩크슛을 워낙 잘 구사했던 선수인지라 그간 KBL에서 뛰었던 모든 외국인선수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어도 로즈그린은 최상위권에 들 것이 분명하다.

1998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나산에 지명되었을 당시 로즈그린에 대한 안팎의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다. 2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60명을 가리는 서류심사에서 떨어지며 하마터면 국내리그에서 볼 수 없을 뻔했으나 본인이 직접 현장까지 찾아와서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게 해달라고 간청한 케이스다. 



 



결국 힘겹게 합류한 그는 당시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과시하며 관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외국인선수 판도를 뒤흔들 복병으로까지 주목받는다. 당시 최고 외국인선수였던 맥도웰과 비교되기도 했는데 '맥도웰만큼의 힘에 스피드와 탄력이 업그레이드된 선수다'는 극찬까지 터져나왔을 정도다.

물론 다들 알다시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로즈그린이 엄청나게 높이뛰고 파워풀한 덩크슛을 쉬지않고 터트릴 수 있는 선수였던 것은 맞다. 신장은 작았지만 근육질의 단단한 몸을 가지고있어 자신보다 훨씬 큰 외국인 센터들과의 리바운드 쟁탈전에서도 상당히 선전했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하이라이트 영상만보면 굉장한 물건이 들어왔다고 착각하게도 만들지만 높이 뛰는 것을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평균 이하였다. 일단 단신 선수로서 슛이 아예 없는 수준인지라 대부분 득점이 포스트 인근에서 나왔다. 문제는 손끝 감각이 워낙 안좋았다는 점이다. 포스트업, 피벗 플레이 등은 기대하기도 힘들거니와 기본적인 공격 조차 수준 이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기 빅스 시절 로즈그린과 함께 뛰었던 조성훈(50‧185cm)은 “덩크슛을 잘해서 자주 시도한것도 있지만 그 외 공격에서 자신이 없던 탓도 크지 않았을까 싶다. 골대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쉬운 노마크 레이업슛마저도 실패하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감독님께서 레이업슛 하지말고 그냥 기회생기면 덩크슛만 찍으라고 말씀하셨을 정도다”고 말했다.

레이업슛마저 잘 안되던 선수가 전술 이해도나 기타 골밑플레이 등에 능숙할리는 없었다. 운동능력은 역대급이었지만 기름손에 스스로 득점을 만들어낼 능력이 부족했던지라 동료들이 떠먹여주려고 노력해도 쉽지않았다. 워낙 가지고있는 신체능력이 좋아 조금만 다듬어도 쓸만 할것이다는 기대는 줬지만 이미 자신의 플레이(?)가 만들어져 굳어버린 로즈그린에게는 해당되지않았다.

힘과 점프력은 좋으니 골밑수비는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조성훈은 “몸을 봐도 알 수 있듯이 힘이 좋은 것은 맞다. 하지만 힘이 센것과 골밑에서 몸싸움을 버티는 힘은 조금 다른 듯 싶다. 일단 사이즈가 너무 작은데다 힘을 줬다 뺐다하는 요령이 부족했다. 상대가 조금만 요령있게 플레이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대답했다.

더불어 “사실 로즈그린이 센터급 사이즈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런 식으로 플레이해도 당시 KBL에서는 어느 정도 통했을 것이다. 단순하지만 골밑에서 위력이 강한 파워 빅맨들이 있지않은가. 하지만 아쉽게도 어지간한 3번보다도 신장이 작았던지라 약점만 더 부각될 수밖에 없지않았나 싶다. 성격 등은 좋은 친구였던지라 코트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말로 아쉬운 기억을 떠올렸다.

◆ 워렌 로즈그린 정규리그 통산기록(2시즌) ☞ 통산 90경기 출전 평균 17.3득점, 12리바운드, 1.3어시스트, 1.7스틸, 2블록슛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1999년 3월 7일 대전 현대전 = 39득점 / 어시스트 ☞ 2000년 2월 15일 대구 동양전 = 6개 / 리바운드 ☞ 1998년 12월 12일 수원 삼성전 = 23개 / 스틸 ☞ 2000년 1월 9일 수원 삼성전 = 6개​ / 블록슛 ☞ 1999년 12월 16일 부산 기아전 = 7개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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