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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아서, 더 강했다… ‘챔피언’ 현대건설의 코트는 여전히 탄탄하다

조아라유 0
현대건설 선수단이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4 KOVO컵 결승전에서 승리해 구단 5번째 우승을 만들어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잠잠했던 비시즌, 다 이유가 있었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이 새 시즌을 앞둔 V리그 전초전에서 밝게 빛났다. 6일 경남 통영에서 마무리된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여자부 결승에서 정관장을 물리치고 통산 5번째 우승을 일궜다.

예년의 KOVO컵과 비교해보면 올해 우승은 훨씬 가치가 높다. 정규시즌과 2∼3달 시간 간격이 있던 과거와 달리, 이번 대회는 개막(19일)을 코앞에 두고 펼쳐졌다. 덕분에 팀들은 외국인 선수를 모두 가동하며 ‘진심 모드’로 대회를 치렀다. 백업 자원을 위한 기회의 장이 진정한 정규시즌 프리뷰 무대로 바뀐 배경이다.

 

현대건설 선수단이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4 KOVO컵 결승전에서 승리해 구단 5번째 우승을 만들어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그 치열한 전장에서 현대건설이 ‘어우현(어차피 우승은 현대건설’을 증명했다. 조별리그를 2승1패로 뚫었다. 이어 준결승에서 IBK기업은행을, 결승에서 정관장을 가볍게 제압했다. 직전 시즌 정규시즌 1위와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챙겨 구단 2번째 통합우승 그리고 ‘V3’를 빚으며 뽐낸 1강의 품격이 그대로 옮겨왔다.

현대건설은 지난 봄과 여름, 우승 전력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외인 2명과 유일하게 동행을 잇는 팀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집토끼 정지윤을 3년 16억5000만원에 붙잡았다. 전 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을 타진했던 이다현도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서 ‘1년 더’를 외쳤다.

유독 조용했던 비시즌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타 팀이 새 외인을 찾아 나서고 확대된 아시아쿼터 시장에서 우량주들을 챙기며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었기 때문. 여기에 변함없는 선수단의 장점과 약점이 모두 철저하게 분석될 수밖에 없는 불리함도 안아야 했다.

 

현대건설 선수단이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4 KOVO컵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보란 듯이 안개를 걷어냈다. 단점을 상쇄시키는 조직력이 일품이었다. 한국 배구와 뗄 수 없는 ‘몰빵 배구’에서 철저하게 자유로웠다. 현대건설이 결승전에서 보여준 균형 잡힌 공격 점유율이 대표적 근거다.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주전 5명이 모마(30.3%)-정지윤(25.76%)-양효진(18.94%)-위파위 시통(17.42%)-이다현(7.5%) 순으로 공격을 나눴다. 5명 모두 두 자릿수 득점으로 상대 코트를 두드렸다.

고른 분배를 가능하게 하는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의 존재는 말할 것도 없다. 탄탄한 수비로 버텨주는 리그 정상급 리베로 김연견의 존재감도 묵직하다. 전력 보강 없이도, 어디 하나 구멍이 없는 현대건설의 공수 밸런스다.

이대로 구단 첫 트레블(3관왕)까지 바라본다. 앞서 4번의 KOVO 컵 우승, 5번의 정규시즌 1위,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동시에 일어난 적은 없었다. 프로배구 전체로도 남자부 삼성화재(2009∼2010), 대한항공(2022∼2023), 여자부 GS칼텍스(2020∼2021)만이 성공한 대기록이다. 현대건설도 ‘왕조’를 향해 당찬 도전장을 내민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선수단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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