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마침내 가을 축제 첫 날이 밝았는데 라인업에 KBO 리그 최고의 '안방마님'이 빠졌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승엽 두산 감독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양의지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을 1~9번 타순에 배치했고 선발투수 곽빈을 내세운다.
아무래도 양의지의 공백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19경기에 출전한 양의지는 타율 .314, 출루율 .379, 장타율 .479에 17홈런 94타점을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양의지가 남긴 타점 94개는 리그 포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를 자랑한다.
그러나 양의지는 쇄골 부상이 있어 타격을 하는데 지장이 있는 상태.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는 아직 스타팅으로 나갈 상태는 아니다. 몸 상태가 70~80%면 나갈텐데 아직 그 정도는 되지 않는다.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조금 더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물론 출전이 100%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올 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은 "수비 정도는 가능할 것 같은데 타격은 문제가 있다. 본인도 수비는 가능하다고 한다. 경기 후반에 수비로 출전은 가능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2007년 두산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양의지는 2010년 홈런 20개를 치면서 신인왕에 등극했고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통합 우승을 이끌며 두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8시즌을 마치고 NC와 4년 총액 125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양의지는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면서 주가를 높였다. 양의지가 두산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2022시즌을 마치고 나서였다. 두산은 양의지와 재결합을 위해 4+2년 총액 152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지난 해 두산에 돌아오자마자 129경기에 나와 타율 .305 17홈런 68타점 8도루로 활약한 양의지는 여전히 두산 전력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나 올해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팀의 경기 운영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두산 입장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승리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두산이 '믿을 구석'은 역시 선발투수로 나서는 곽빈이다. 곽빈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30경기에 나와 167⅔이닝을 던져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면서 삼성 원태인과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KT를 상대로 5경기에 나와 35⅔이닝을 던져 5승 평균자책점 1.51로 극강의 투구를 보여준 점이 눈길을 끈다.
이승엽 감독은 "곽빈이 5~6이닝 던지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최대한 길게 가면 좋겠지만 분위기나 컨디션에 문제가 생기면 빠른 교체도 생각해볼 것이다. 그것은 최악의 경우다. 올해 KT 상대로 좋은 피칭을 했던 그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서포트를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중간계투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승엽 감독은 발라조빅의 투입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다. "발라조빅이 중간계투로 준비는 하겠지만 어떤 상황에 들어갈지는 아직 모른다"는 이승엽 감독은 "우리 팀에 뛰어난 중간계투진이 있어서 발라조빅을 투입하는 상황은 경기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두산은 지난 해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고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에 무릎을 꿇으며 단 1경기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과연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해 실패를 본보기 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정규시즌 4위도 사실 아쉬운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 시즌이라 생각하고 포스트시즌을 어떻게 치르느냐 따라서 1년을 잘 보냈느냐, 실패한 시즌이냐 판단이 설 것 같다. 선수들 열심히 준비했고 스태프도 열심히 준비했다. 올 시즌 역대급으로 관중이 많이 들어오셨다. 빅게임도 많이 했다.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이라 해서 크게 긴장하거나 주눅이 들지 않을 것 같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가진 능력을 열심히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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