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지난 5월 8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 중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난 후 타격 헬멧을 벗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파르한 자이디 사장이 경질됐다. 이정후의 영입을 주도했던 자이디 사장이 물러나면서 이정후의 팀 내 입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한국시간) 파르한 자이디 야구 운영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프랜차이즈 출신이자 구단 이사회 일원인 버스터 포지가 새 사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극심한 성적 부진이 원인이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자이디 사장이 팀을 이끈 2019년부터 올해까지 샌프란시스코는 453승 417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은 2021년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 영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올 시즌은 특히 이정후를 비롯해 블레이크 스넬, 맷 채프먼 등 자유계약선수 6명과 3억2000만 달러(약 4224억원)의 계약을 체결하며 야심 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 대비 마무리가 썩 좋지 않았다. 80승 82패(승률 0.494)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또 좌절됐다.
그렉 조슨 샌프란시스코 구단주는 “6년 동안 샌프란시스코와 함께한 자이디의 조직에 대한 헌신과 열정에 감사드린다”면서도 “궁극적으로 그 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고, 그 책임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팀 내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정후의 입지 역시 흔들릴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아시아 출신 야수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6년 총액 1억3000만달러)을 안기며 기대를 걸었음에도 첫 시즌이 아쉽게 끝났기 때문이다.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 0.641에 그친 이정후는 지난 5월엔 수비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 내년 스프링캠프엔 무리 없이 합류할 것으로 보이지만 버팀목이 사라진 만큼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야수 중 3루수 맷 채프먼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수령 중이다. 내년에도 실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입지를 굳히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