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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는 가끔 불시 점검이 되기도 한다” 완패를 받아들이는 블랑 감독의 자세 [벤치명암]

조아라유 0
 


필립 블랑 감독이 뼈아픈 패배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자 노력했다.

현대캐피탈이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0-3(20-25, 23-25, 24-26) 완패를 당하며 2라운드 첫 패배를 당했다. 누구도 쉽사리 예상할 수 없던 결과였다.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연패를 당하고 있던 우리카드를 상대로 홈에서 승점 3점을 당연하게 노렸다. 그러나 허수봉의 부진과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업다운이 발목을 잡았고, 범실 관리에서도 아쉬움을 남기며 완패를 당했다.

패장 필립 블랑 감독은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었다. 왼쪽 공격에서 활로를 찾을 수 없었고, 레오도 기복이 있었다. 리시브도 정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사이드 아웃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반격 상황에서는 하이 볼에 대한 투-쓰리 블록 시스템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전혀 풀리지 않았음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블랑 감독은 “하지만 긴 시즌 속에서 패배는 가끔 우리에게 필요한 불시 점검이 되기도 한다. 필요한 부분을 잘 회복해서 나아갈 것”이라며 다시 한 번 긍정적으로 의지를 다졌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이 경기가 어려움을 겪던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까봐 조금 우려스럽긴 하다”는 걱정 하나를 털어놓기도 했다.

블랑 감독은 이날 2세트 17-16에서 나온 상황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을 내놨다. 당시 상황에서는 레오의 공격 범실이 나온 것에 대해 박준혁이 블로커 터치를 인정하는 모션을 취했지만, 주심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고 블랑 감독은 블로커 터치가 아닌 네트터치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1점이 사라졌다. 블랑 감독은 “주심의 시그널이 들어가기 전에 박준혁이 블로커 터치를 인정했다. 그런데 내가 네트터치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콜이 좀 엇갈리면서 문제가 생겼던 것 같다. 주심이 판독 시그널 이전의 상황을 인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어쩔 수 없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우리카드는 아히가 이탈한 뒤 첫 승을 거두며 반등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이강원-송명근-김지한-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가 나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아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한태준은 중앙을 과감하게 활용하는 경기 운영으로 날개 공격수들의 숨통을 터줬다. 오재성과 김영준의 안정적인 수비까지 더해지며 원 팀으로 승리를 챙긴 우리카드였다.

승장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모든 선수들은 ‘반드시,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현대캐피탈의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에서 이런 문제를 겪었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는 부담감과 두려움 없이 경기를 재밌게 즐긴 것 같다. 이로 인해 좋은 플레이들이 많이 나왔다. 3세트의 고비 역시 이와 같은 좋은 분위기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이 공을 돌린다”며 기쁜 마음으로 승리 소감을 전했다.

파에스 감독은 이날 알리를 교체카드로, 박준혁을 선발로 기용하는 변칙 운영을 선보였다. 또 리시브 강화가 필요한 순간에 절묘한 한성정 교체 투입으로 재미를 보기도 했다. 그는 “우리카드에 처음 온 날 선수들에게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모두가 하나 돼서 다 같이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좋은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다. 베스트 멤버로만 시즌을 치를 수는 없는 법이고, 그 순간 누군가가 나타나 팀으로서 뭉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성정도, 송명근도 자신의 능력이 필요한 순간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들이 이러한 우리의 철학을 계속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낼 것임을 예고했다. 

끝으로 파에스 감독은 “지금까지 감독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부담감이 없는 경기에서 오히려 잘 풀리는 경험을 많이 해봤다. 반대의 경험도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어떠한 상황에 의해 경기력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가지긴 어려운데 잃기는 쉬운 법이다. 우리는 좋은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방심을 경계하면서 계속 준비해야 한다”며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 함을 역설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멋진 한 마디였다.

사진_KOVO
천안/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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