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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박병호가 수원 현장에서 야유를 받았다, '인터뷰까지 고사→폭발적 1홈런 1도루' 맹활약에도 끝내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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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김우종 기자]
 
삼성 박병호(가운데)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솔로포를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가 트레이드 이후 처음으로 친정팀 KT 위즈를 마주했다. 그리고 첫 타석에 들어선 서면서 1루 쪽 KT 팬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한 박병호. 이 모습을 본 KT 팬들은 'KBO 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 박병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동시에 '우~'하는 야유도 섞여져 나왔다. 시즌 도중 팀을 떠난 박병호를 보는 옛 홈 팬들의 야유와 환호가 공존했던 수원이었다.

박병호는 2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박병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9회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고, 박병호 역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전부터 두 팀의 맞대결이 큰 관심을 끌었다. 바로 1:1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입은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친정팀을 상대했기 때문이었다. KT와 삼성은 지난달 28일 "박병호와 오재일이 1:1 맞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병호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오재일이 KT로 향하는 대형 1:1 트레이드였다.

다만 당시 박병호가 구단에 방출을 직접적으로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계가 술렁였다. 박병호는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구단은 전격적으로 1:1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서 오재일을 얻는 대신, 박병호를 떠나 보냈다.

트레이드는 박병호에게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됐다. 박병호는 삼성 이적 후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대구 LG전에서 한미 통산 4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당시 박병호는 '이제 팀에 좀 적응했냐'는 질문에 "아직도 약간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와서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지 못했을 때는 똑같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선수단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삼성 구단의 시스템이나 이런 쪽에서 적응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 박병호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솔로포를 터트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박병호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솔로포를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어쩌면 아직 수원 위즈파크의 1루쪽 출입구와 더그아웃이 익숙한 박병호였을 터다. 하지만 이날 박병호는 3루 쪽 출입구를 통해 위즈파크에 들어섰다. 그가 출근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많은 카메라가 대기하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큰 관심이 쏠렸다. 다만 트레이드의 두 주인공, 박병호와 오재일은 경기 전 인터뷰를 정중하게 고사했다. 오롯이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 읽혔다.

그리고 박병호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타자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잠시 타석을 고르는가 싶더니, 헬멧을 벗었다. 그리고 1루 관중석 쪽 KT 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이에 KT 팬들은 환호와 함께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반면 동시에 일부 관중들 사이에서는 '우~'하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얄궂은 운명이었다. 박병호가 상대한 투수는 옛 동료 조이현. 박병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흘려보냈다. 그리고 2구째. 박병호는 조이현의 한가운데로 몰린 2구째 커브(114km)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비거리는 125m였다. 박병호는 타격 후 홈런임을 직감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1루로 뛰어갔다. 이어 그라운드를 돈 뒤 삼성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박병호가 올 시즌 9번째 홈런이자 삼서 이적후 6번째로 맛본 홈런이었다.
 

삼성 박병호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솔로포를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박병호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솔로포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병호의 활약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팀이 3-0으로 앞선 4회말. 박병호는 볼카운트 1-2에서 재차 조이현을 상대로 깔끔한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박병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KT는 선발 조이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이어 다음 타자 이병헌이 삼진을 당하는 순간, 박병호가 재치 있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박병호가 삼성 이적 후 첫 도루를 기록한 순간. 아울러 박병호의 도루는 KT에서 뛰었던 지난 4월 26일 인천 SSG전 이후 약 2개월 만이었다. 또 박병호는 6회 2사 후 김영웅의 원바운드 송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클래스를 보여줬다.

만약 삼성이 승리했다면 수훈 선수 인터뷰의 주인공은 박병호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박병호 역시 사전 인터뷰는 정중하게 고사했지만, 경기 후 인터뷰는 얼마든지 하겠다고 삼성 관계자를 통해 밝힌 상태였다. 그러나 이는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삼성이 결국 끝내기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박병호의 첫 친정팀 방문에 "물론 부담은 있겠지만,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는 베테랑이다. 미국에 진출한 뒤에도 그런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라면서 신뢰를 보낸 뒤 "(트레이드 이적 후) 초반에 워낙 임팩트가 컸다. 그때와 비교해 지금 타격 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리고 앞쪽 타선에서도 타자들이 잘 해주고 있으니, 부담 없이 쳐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전에 있던 팀을 만났으니까 눈빛이 좀 달라지겠죠"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과연 박병호가 남은 KT전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인가.
 

삼성 박병호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솔로포를 터트린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박병호가 28일 수원 KT전에서 2회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뒤 타격에 앞서 KT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수원=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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