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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헌의 상징’ 200이닝 투수, 14년 만에 4명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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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200이닝 돌파에 이어 헥터 양현종 소사 200이닝 가능
4명 모두 200이닝은 처음...200이닝 투수 4명은 2002시즌 이후 최다

[OSEN=윤세호 기자] 200이닝은 선발투수에게 있어 훈장과도 같다. 부상 없이 일 년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고,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를 올려야 도달할 수 있는 기록이다.

중심타자들이 매년 30홈런·100타점을 바라보는 것처럼, 에이스 투수들은 200이닝을 목표로 한다. 투수의 기량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승수, 평균자책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등이 있으나, 이닝만큼 직관적인 기록도 없다. 다른 기록은 야수의 도움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크지만, 200이닝은 선발투수 스스로 몸 관리를 잘하고 체력을 유지해야 가능하다. 그만큼 이닝은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시즌 종료까지 8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에는 총 4명의 투수가 200이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SK 켈리가 가장 먼저 200이닝을 넘긴 것에 이어 KIA 헥터(197⅔이닝)와 양현종(194⅔이닝), 그리고 LG 소사(193⅔이닝)가 200이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모두 앞으로 한 차례 이상 선발 등판이 남아있는 상황. 14년 만에 200이닝 투수 4명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모두 커리어 처음으로 200이닝을 달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KBO리그에서 뛴 켈리는 2015시즌 181이닝이 커리어 하이였다. 한국에 오기 전 최다이닝은 2013시즌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기록한 158⅓이닝이었다. 켈리는 미국에선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두루 소화하다가 빅리그 마운드는 밟지 못했다. 하지만 SK 유니폼을 입고 나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은 헥터 또한 200이닝과는 거리가 있었다. 헥터는 2014시즌 메이저리그에서 3번이나 팀을 옮기다가, 화이트삭스에서 선발투수로 정착했다. 당해 27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8승 12패 172⅓이닝으로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양현종도 올해 자신의 최다이닝을 경신했다. 종전 최다이닝은 2015시즌 184⅓이닝. 예전에는 풀타임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양현종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자신 만의 루틴이 잡히며 꾸준한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양현종이 200이닝 이상을 기록할 경우, 2007시즌 류현진 이후 9년 만에 토종 200이닝 투수가 등장하게 된다.

소사 역시 KBO리그에 와서 긴 이닝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2011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10번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으나 빅리그 잔류에 실패했고, 2012시즌부터 한국에서 뛰고 있다. 2012시즌 KIA에서 147⅓이닝, 이듬해에는 164⅔이닝으로 이닝수를 늘려갔다. 그리고 지난해 194⅓이닝으로 200이닝을 눈앞에서 놓쳤으나, 올해에는 이변이 없는 한 200이닝을 달성할 듯하다.

헥터를 제외한 세 투수가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켈리 양현종 소사 모두 9승에 묶여 있다. 특히 양현종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22회)를 기록하고도 선발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세 투수가 남은 선발 등판에서 200이닝 돌파와 두 자리수 승을 함께 달성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21세기 들어 200이닝 투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2시즌이었다. 당시 한화 송진우(220이닝), 삼성 임창용(204⅓이닝), 두산 레스(202⅓이닝), KIA 키퍼(202⅓) 등 4명이 200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20세기로 시선을 돌리면, 200이닝 투수가 4명 이상 나온 해는 총 9시즌 있었다. 1990년대 3시즌, 1980년대 6시즌으로 당시에는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특정 투수가 선발과 불펜을 오가곤 했다. KBO리그 통산 한 시즌 최다이닝 기록은 1983시즌 삼미 장명부의 427⅓이닝이다. 앞으로 깨질 수도 없고, 깨져서도 안 되는 기록이다.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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