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AP·연합뉴스 |
[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오른쪽 어깨 수술 판정으로 시즌을 마친 샌디에이고 김하성(29)이 사실상 소속팀과 이별을 고했다. 이전 에이전시인 ISE 대신 에이전트 업계 ‘큰 손’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고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올 김하성이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은 지난 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이 보라스를 자신의 에이전트로 고용했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는 2025시즌 상호합의 옵션이 있는데 김하성은 이를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 어깨 수술 판정을 받은 김하성이지만 FA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FA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에이전트를 교체할 이유가 없다. 즉 현지 언론 예상처럼 사실상 FA 선언이다. 월드시리즈가 종료되면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가 발표하는 2025 FA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는 했다. 어깨 부상 전까지 김하성의 올겨울 FA 선언은 당연한 일기도 했다. 올해 타격에서 고전했지만 수비에 있어서는 빅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올해 주전 유격수로서 든든히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지켰다.
당연히 FA 권리도 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맺은 계약서에 4시즌 후 FA 자격 취득이 명시됐다. 상호합의로 샌디에이고에 잔류하지 않으면 김하성은 자유의 몸이 된다.
시장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다가오는 FA 시장에서 김하성은 밀워키 윌리 아다메스 다음으로 가치가 높은 유격수가 될 수 있다. 유격수 보강을 통한 내야수비 강화가 필요한 팀이라면 김하성을 탐낼 만하다. 유격수뿐이 아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골드글러브 내야수를 원하는 팀이 나올 확률은 높다.
김하성이 23일(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1루수에 공을 뿌리며 3회를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 | USA투데이 연합뉴스 |
다만 시기가 아쉽다. 어깨 수술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수술 후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 게다가 가치가 가장 높을 때 FA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다. 올해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OPS 0.700으로 지난 2년보다 타석에서 고전했다. 수비에서 가치가 높은 선수라 해도 보통 시장에서 가치는 타격 지표와 비례한다.
계약 시점도 장담하기 어렵다. 협상 테이블에서 어깨 부상에 따른 컨디션이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보라스는 김하성보다 우선순위에 둘 우수 고객이 가득하다. 올겨울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 받는 후안 소토, 피트 알론조, 코빈 번스, 알렉스 브레그먼 모두 보라스 고객이다.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FA 계약 마감은 구단에 절대 유리하고 선수에게는 불리하다며 반발했다. AP연합뉴스 |
시장은 최대어 중심으로 움직인다. 가치가 높을수록 계약 규모가 커지고, 계약에 앞서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순서도 빠르다. 즉 김하성 계약은 이른바 보라스 ‘빅4’ 다음이 될 수 있다.
지난 오프시즌에도 그랬다. 보라스 고객인 코디 벨린저, 블레이크 스넬 등이 원하는 수준의 계약의 제시받지 못하면서 장기전을 치렀다. 스넬의 경우 개막을 눈앞에 둔 3월20일에 사인했다. 이정후는 12월 중순 1억1300만 달러 잭팟을 터뜨렸으나 보라스 고객이라고 모두 만족스러운 계약을 맺는 것은 아니다. 이정후 외에는 1억 달러 규모 계약이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과 스캇 보랏, 블레이크 스넬(왼쪽부터). 사진 | 애리조나=AP연합뉴스 |
김하성 계약이 완성되는 시점도 늦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복귀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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