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끝내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40대의 나이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갔던 베테랑 좌완투수 고효준(41)이 결국 SSG를 떠난다.
SSG 랜더스는 5일 방출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선수단 정비를 단행했다. SSG는 "고효준, 박민호를 비롯한 투수 5명과 강진성, 최경모를 포함한 야수 5명 등 총 10명의 선수에게 방출의사를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올해로 프로 23년차 시즌을 마친 고효준은 개인 통산 601경기 890이닝 47승 54패 4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한 베테랑 좌완투수다. 그러나 그에게 다가온 것은 '생애 네 번째 방출'이라는 시련이었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입단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은 고효준은 2003년 SK로 자리를 옮겼다. SK에서도 그리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는 아니었던 고효준은 2009년 39경기에서 126⅔이닝을 던져 11승 10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33으로 활약하면서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고효준의 활약은 계속됐다. 2010년 51경기 106⅔이닝 8승 6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15를 남긴 고효준은 2011년 35경기 105⅔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100이닝 이상 투구를 남겼다.
2011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한 고효준은 2014년 SK로 돌아왔지만 그의 비중은 이전보다 작아졌고 결국 2016년 7월 임준혁과 1대1 맞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2017년 40경기에 나와 40이닝을 던져 3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4.28로 활약한 고효준은 그해 한국시리즈 무대에도 서면서 우승 멤버로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KIA와의 동행은 거기까지였다. 이번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 롯데로 이적한 것이다. 2018년 롯데에 입단한 고효준은 2019년 개인 최다인 75경기에 출전해 62⅓이닝을 투구하면서 2승 7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남기며 '노장 만세'를 외쳤다. 그가 남긴 홀드 15개 역시 개인 최다 기록. 그러나 2019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하면서 롯데와 협상에 진통이 있었던 고효준은 결국 2020년 3월에서야 1년 1억 2000만원에 재계약을 맺는데 만족해야 했다.
다시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2020년 24경기에서 15⅔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5.74을 남기는데 그친 고효준은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고 2021년 LG에서 새 출발했으나 3경기에 나와 2⅓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86을 남긴 것이 전부였다. 역시 그에게 다가온 것은 또 한번의 방출 통보였다.
어느덧 40대의 나이에 접어든 고효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팀은 SSG였다. 고효준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또 한번 헌신에 나섰다. 2022년 45경기에 나와 38⅔이닝을 던져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면서 부활에 성공한 고효준은 그해 한국시리즈에도 나와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지난 해에는 73경기에 출전해 58이닝을 던져 4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26경기에 나와 22이닝을 투구했으나 결과는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8.18로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27일 수원 KT전에서 최고 구속 143km까지 찍었지만 ⅔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고 이 경기가 고효준의 올 시즌 마지막 1군 등판 기록으로 남았다. 이후 고효준은 퓨처스리그에서도 등판을 이어갔으나 크나큰 반전은 보여주지 못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17경기 19⅓이닝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6.05였다.
과연 41세 베테랑 좌완투수는 이대로 커리어를 접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선수 생명 연장의 기회를 얻을 것인가. 200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롯데, SK, KIA, 롯데, LG, SSG를 차례로 거치며 좌완 불펜 보강이 필요한 팀의 '해결책' 역할을 했던 그가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주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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