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일본 매체가 대한민국 축구를 둘러싼 '정치개입 논란'을 조명했다.
일본 매체 '산케이신문'은 3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홍명보(55)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놓고 불거진 정치개입 논란에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자 물색은 쉽지 않았고, 7월이 돼서 J리그 출신 아시아 전설 홍 감독을 선임한다는 발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잃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홍 감독은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KFA 전력강화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은 일부 임원이 홍 감독과 빵집에서 만나는 등 '밀실 협상'을 벌인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지성(전북현대모터스FC 고문)까지 비판 여론에 가세할 정도였다"며 "한국 국회는 여론의 촉구에 따라 정몽규 KFA 회장, 홍 감독을 대상으로 현안질의를 열었다. 여당과 야당은 외적인 이유로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뜻을 모으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반면 FIFA는 KFA가 한국 정부의 압력을 받는다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KFA에 발송된 공문에는 징계 조치 가능성이 언급돼있으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징계 확률이 결코 낮지 않다고 주장했다.
KFA는 4일, 홍 감독과 더불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문체부의 특정감사 결과 중간발표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놓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2일 서울 종로구 소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축구협회는 독립성이 존중돼야 하는 기관이다. KFA가 상식과 여론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KFA는 "(협상 과정의 경우) 외국인 감독과 홍 감독을 만나는 방식이 각기 다를 수 있고, 이는 특혜라고 부를 수 없다"며 "정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부당한 개입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KFA 정관 제26조에 의하면 협회 업무는 협회장이 처리하게끔 명시돼있으며, 전력강화위원회는 자문을 하는 기구이지 결정을 내리는 의결기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FIFA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KFA다. FIFA는 가입국 협회가 준수해야 할 의무로 "각국 협회는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정관 제13조),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제14조)고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나이지리아·쿠웨이트·파키스탄 등 국가가 징계 사례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사진=뉴스1
배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