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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통합내각 출범하나…정적은 포섭하고, 측근은 경쟁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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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적은 포섭하고 자신의 측근들은 경쟁시키는 용인술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폴리틱스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정적이었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각각 국무장관과 법무장관에 발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백악관 비서실장에 공화당 주류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에 극우성향의 브레이트바트뉴스를 공동운영한 스티브 배넌을 임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이 ‘경쟁원칙’을 적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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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인선은 새삼 새로운 것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2008년 처음 행정부를 구성할 때 자신의 경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임명했다. 국방장관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방장관이자 네오콘이었던 로버트 게이츠를 재임용했다. 

문제는 인선 당시에는 ‘통합’으로 보일 수 있는 정적의 기용이 향후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랜서 및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로버트 페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 초기에 정계 거물이었던 게이츠와 힐러리, 그리고 데이비드 페트리어스 중앙정보부(CIA) 국장에 꼼짝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국방장관의 회고록 ‘의무’(Duty)에 따르면 힐러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브라질 대통령이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사우바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통해 이란 핵협상을 벌이려고 하자 게이츠 장관과 합심해 적극 만류했다. 

페리 기자는 “트럼프라고 같은 일을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트럼프가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다지만 그의 주요 내각인사 후보들이 이라크 전쟁을 적극 지지한 매파이기 때문에 정책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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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과 크루즈 의원은 지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크루즈 의원은 멜리나이 트럼프의 과거 누드 사진을 공개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크루즈의 부인 외모로 반격했다. 크루즈 의원은 대선 직전까지 트럼프 지지연설을 피해왔다. 

국무장관 후보에 오른 인도계 헤일리 주지사도 ‘공화당계 버락 오바마’로 꼽힌다. 그는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남부연합기를 공공장소에 금지하는 입법을 통과시켰다. 헤일리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납세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페리 기자는 크루즈와 헤일리의 과거 행보를 고려했을 때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내부 견제세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사를 기용할 때 핵심 라이벌들을 경쟁시키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공화당 주류에 가까운 프리버스 RNC 위원장을, 수석전략가에 배넌을 임명한 것도 그 전략의 일환이라고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인수위원회를 구성한 지 1주일 만에 부작용을 드러냈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권력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트럼프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의 악연으로 인수위원장 자리에서 밀려났다. 

한편, CNN은 트럼프 새 행정부 권력의 4대 핵심축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배넌, 라인스 프리버스가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WP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도 내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션스는 현재 초대 국방ㆍ법무장관 후보에 올라있는 동시에 정권인수위 공동 부위원장에 있다. ‘비선실세’ 논란인 쿠슈너가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를 쫓아낸 가운데 세션스의 측근들은 요직을 꿰찬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스의 비서실장인 릭 디어보는 인수위의 상임이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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