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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트럼프 시대]재키 vs 미셸…'영부인' 멜라니아의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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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영부인은 상징적이면서 동시에 실질적인 자리다. 국가의 안주인이자 대통령 가정의 안주인으로서, 국가와 가정 모두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여성, 아동, 가족, 환경 등의 영역을 보다 집중적으로 커버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호소력과 설득력, 친근함을 무기로 배우자 대통령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어떨까. 9일(현지시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USA투데이 등 외신은 멜라니아가 "미셸 여사와는 다른, 전통적인(traditional) 의미의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왕성히 의견을 표출하며 전면에 나섰던 미셸 여사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대결을 펼쳤던 힐러리 클린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보다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재키) 케네디에 가까운 역할이다.

스크랜턴대학에서 영부인의 역할을 연구하는 진 발 해리스는 "영부인 역할은 진화한다는 관점에서, 멜라니아는 영부인의 의미를 국가의 안주인 정도의 전통적인 역할로 후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인은 영부인에게 그저 좋은 엄마나 부인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자주 사람들 앞에 나서서 대통령을 지원하고,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을 기대하지만 멜라니아는 그런 일을 편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스턴대학의 언론학 교수 엘리자베스 메렌은 "멜라니아의 등장은 시대착오적인 영부인의 등장"이라고 봤다.

그는 "10살 난 아들의 엄마가 되는 것이 새벽 3시에 욕설 트윗을 올리는 사람(트럼프)의 아내로 활동하는 것보다 사이버 폭력에서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아이들과 자신을 보호하려는 마음에 공공장소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멜라니아는 지난 1999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당신의 남자친구가 대통령이 되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베티 포드나 재키 케네디 같은 매우 전통적인(very traditional)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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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부부가 떠난 백악관을 트럼프 부부의 집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부부와 함께 일하는 스타일리스트 필립 블로흐는 "멜라니아가 차이나 패턴을 골라내는 감각이 있다"며 "고전적인(classic)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적인 감각을 선보였던 미셸 여사와는 달리 멜라니아는 금과 대리석, 샹들리에 등 자신과 트럼프의 취향을 반영한 화려하고 눈에 띄는 인테리어를 선보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멜라니아가 패션모델이었던 경력을 살려 패션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패션에 메시지를 담는 것은 재클린 여사부터 미셸 여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영부인의 전통적인 영역이다.

라이스대학의 대통령 역사학자 더글라스 브링클리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높은 안목을 갖고 있다"며 "지지율을 높이기에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보다 본능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멜라니아가 트럼프의 거칠고 무례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그는 "멜라니아가 선구적인 영부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를 자제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PR회사 15분PR을 설립한 하워드 브래그먼 역시 "멜라니아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미국인의 마음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좋은 귀가 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70년 슬로베니아에서 운전사와 아동복 디자이너의 딸로 태어난 멜라니아는 1996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모델로 활동했다. 트럼프와는 1998년 파티에서 만났다. 멜라니아가 28살, 트럼프가 52살 때였다. 2005년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으로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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